장보고축제 대신 해양치유축제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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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축제 대신 해양치유축제 어떤가?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02.23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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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도 더 전에 한중일 삼국 간 교류를 넘어 동남아시아는 물론 멀리 중동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해 해양시대를 열었던 과거 인물 장보고를 우리는 미래인으로 부른다. 왜 그럴까? 장보고 이후 누구도 그의 업적을 넘지 못했고 그의 개척 정신은 여전히 우리의 숙제이기 때문이다.

완도가 낳은 위대한 영웅 장보고를 기억하고 선양하기 위해 많은 걸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장보고축제다. 1995년 민선 1기부터 매년 해왔던 축제가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빠지기 시작했고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다.

인터넷으로 장보고축제를 검색하면, 장보고의 업적을 기리고, 해상 무역기지였던 청해진의 옛 영광을 재현함으로써 관광 완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해양문화축제로 정의된다. 멋진 풀이다. 그런데 우리의 대표축제 장보고축제가 과연 그런가?

장보고축제의 위기는 장보고의 위기이다. 한 물 간 장보고를 붙들고 우왕좌왕하다보니 이름도 장보고수산물축제가 되더니 건너뛰기도 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쉬다보니 이제 낯선 축제가 되었다. 금년에는 장보고축제를 볼 수 있을까?

해남, 강진, 보성, 장흥 지역들에서 배울 게 많아 보인다. 해남 명량대첩축제나 장흥 물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강진청자축제에서도 우리는 배워야 한다. 50년이나 우려먹자면 자칫 유행에서 멀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전통 속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데 공을 들였다. 강진 청자박물관을 국립박물관으로 키워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자기 정체성을 살린 결과다. 그들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그 정체성과 가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본래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 없이 여러 악세사리로 치장하다보니 장보고축제는 이제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빙그레(莞)를 가미하려고 웃음 페스티벌을 넣었다가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완도 특산물을 팔아보겠다고 장보고수산물축제라고 메이크업하기도 했다. 해조류박람회로 대박을 터뜨린다며 장보고축제를 빼기도 했다. 이러다가 장보고축제 자체를 잃어버리게 됐다.

유행이 지난 듯 보이지만 장보고는 우리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정신이고 가치이다. 왜냐면 옛 청해진의 영광을 한 번도 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우철 군수가 추진하는 해양치유산업도 결국 그 영광의 미래 비전이어야 한다. 사업소였던 장보고기념관이 팀으로 축소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장보고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이자 자세다.

장보고축제를 살리고자 한다면 장보고의 고향으로 가면 된다. 원점으로 돌아가 그의 정신을 고민하면 된다. 모두가 몸과 마음으로 장보고를 체험하는 것이 축제다. 그런데 그게 노르딕워킹인가, 아니면 필라테스 체험인가? 장보고축제 대신에 해양치유축제도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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