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이야기) 장례(葬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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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이야기) 장례(葬禮)
  • 문정빈
  • 승인 2022.03.22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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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의 영향 탓인지 사람이 죽으면 매장하여 소위 '무덤'을 남기는 풍습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또한 선조들은 묏자리를 살아있는 사람의 집터 못지않게 중요시했다. 명당의 기운을 받아야 후손들이 잘 풀린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좁은 국토에 온 산하가 다 무덤으로 뒤덮이게 되자 얼마 전부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다.

전국의 묘지 면적은 998㎢로 전국토 가용면적은 4.7%인데 이중 묘지 면적이 1%를 차지한다. 한해동안 묘지로 변해가는 땅이 여의도 면적보다 크다고 하니 그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인묘지의 제한을 보면 연간20만기의 묘지 증가로 약6㎢에 해당하는 산림 면적이 묘지로 변해버리는 실정이다.

장례문화의 문제점인 국토의 황폐화와 자연훼손을 줄이고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장묘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조상님을 편히 모시고 자주 찾아뵙는 것이 기본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호화 분묘를 조성하는 것만이 도리이며 후손이 잘 되는 길이라는 명당에 대한 그릇된 고정관념도 문제시되고 있으며 환경파괴의 주원인이 될뿐더러 후손들이 관리하기도 불편함이 크다.

십여 년 전부터는 시신을 화장하고 그 뼈의 일부를 수습하여 납골당에 영구히 보관하는 새로운 장례문화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의 화장률은 90%를 넘어섰다고 한다. 납골당에 고인의 사진과 함께 모시는 풍습과 병행하여 요즈음에는 이른바 수목장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목장이란 고인의 시신을 화장해서 유골의 일부 또는 전부를 수습하여 이미 지정된 장소의 나무 밑에 뿌리는 장례절차를 말한다.

묘지장소 부족과 장례비용 증가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묘지로 인한 국토이용면적의 감소, 산림훼손 등이 깊어지는 현실에서 생태적 환경적으로 건전한 수목장은 새로운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장례’(葬禮)라는 형식은 우리들 삶과 늘 함께 하고 대대손손 이어져 가는 문화적 영속성이 있다. 우리들 삶의 유형과 방식, 세대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어질 수 있으며 또한 당연히 변해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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