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관한 불편한 진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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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관한 불편한 진실들
  • 강제윤
  • 승인 2022.03.26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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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윤(시인, 섬연구소 소장)
(글 사진 제공=강제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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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제공=강제윤 시인)
(글 사진 제공=강제윤 시인)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한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 세계 1위다. 그런데 지난 50년 동안 우리 바다에서 큰 물고기의 90% 이상이 사라져버렸다. 작은 물고기도 예외는 아니다. 너무도 많이 잡혀서 바닷가 사람들이 밭 농사의 거름(어비)으로 쓰던 물고기들까지도 이제는 귀한 몸이 됐다. 대체 그동안 우리 바다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리는 물고기들에게 무슨 짓을 했던 것일까?

모기장처럼 촘촘한 그물로 어린 새끼들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고 어군탐지기까지 동원해 숨어있는 물고기들까지 쫓아가며 잡아냈다. 그래서 연평어장과 칠산어장에서는 조기가 멸종됐고 덕적어장, 굴업어장에서는 민어가 사라졌다.

그뿐인가? 서해 갯벌의 50%를 없애버렸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공장들을 세웠다. 어선들이 버린 폐어구, 폐그물들, 낚시꾼들이 버린 납덩어리와 밑밥들, 뭍에서 흘러내려온 시멘트 찌꺼기, 플라스틱 등 바다 쓰레기들이 바닷속을 황폐한 사막으로 만들어버렸다. 연안에서는 먹이를 찾고 산란을 하던 갯벌이 사라지고, 바닷속에서는 백화현상(사막화)으로 어류의 산란장이자 은신처였던 바다숲이 없어져버렸으니 우리 바다에서 물고기들이 사라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바다 물고기를 사라지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탐욕이다. 이유가 자명한데도 우리는 물고기가 사라진 책임을 기후변화와 수온상승에만 떠넘기려 한다. 기후변화로 서식지 변화가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어류의 산란장인 갯벌을 매립해 버리고, 촘촘한 그물로 어린 새끼까지 잡아들이면서 한편에서는 치어방류 행사를 한다고 수선을 떤다. 명태 복원을 위해 살아있는 명태를 잡아서 가져오면 5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광고하면서 건어물상들이 노가리를 산처럼 쌓아놓고 파는 것은 방치한다. 소형어선들의 쌍끌이 어업은 불법으로 만들어 단속하면서 대형 트롤 선단의 싹쓸이에는 눈감는다.

홍어의 금어기는 6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다. 금어기란 어류의 산란철에 포획을 금지하여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런데 홍어의 산란철은 겨울이다. 당연히 겨울로 정해져야 할 금어기가 어째서 여름, 그것도 홍어가 가장 맛이 없어 '물홍어'라 부르며 조업도 하지 않는 때로 정해진 것일까?

벌써 여러 해 전 이 모순덩어리 금어기의 불편한 진실을 지금은 퇴직한 전남도의 해양수산국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수산 전문가인 그 국장도 몇 번 시정해보려 노력했지만 정치적 압력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고 한탄을 했었다.

아무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진 않는 불편한 진실. 선주나 어민들도 수산학자들도, 정치인들도, 정부 부처 공무원들도 이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고 있다. 그 사이 우리 바다는 더욱 황폐화 돼 간다. 대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 나그네 같은 활동가가 자주 이야기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이 나라는 교수, 연구원 등 소위 ‘전문가’ 그룹이 이야기 할 때 조금 귀를 기울여 준다. 그런데 자기 밥그릇을 깨는 일에 누가 감히 나서려 하겠는가?

그런데 이 불편한 진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는 용감한 학자가 나타났다. 우리 시대 최고의 해양수산 인문학자이자 섬연구소 이사이기도 한 김준 박사(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다. 30년 동안 바다와 갯벌 섬 현장을 발로 뛰며 연구해 온 김 박사가 이번에 펴낸 신간 ‘바다 인문학’(인물과사상사)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한다.

그 혼자 힘으로는 벅차다. 우리가 함께 방울 달기를 도와주어야 한다. 김박사의 책 ‘바다 인문학’을 꼼꼼히 읽어보고 널리 알려주면 감사하겠다. 그것이 이 불편한 진실을 공론화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김 박사와 함께 할 때 우리들은 이 맛난 우리 바다 수산물들을 더욱 오래오래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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