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 이야기) 고추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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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 이야기) 고추 농사
  • 문정빈
  • 승인 2022.04.12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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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4월에 우리 지역에서는 밭 농사 중 고추모종을 심는 농가가 많다. 고추는 키우기 어려운 밭작물 중 하나이다. 병해충이 많으며 물 관리, 풀관 리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많은 밭작물 중 고추 농사가 많은 이유는 우리 먹거리 중 고춧가루가 매우 중요한 요리재료이자, 김치 주재료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고추정식은 인근 해남보다 이른 전국에서 제일 빠른 시기에 한다. 고추씨앗 파종은 12월말이나 1월초에는 시작되어야 90일 이상 키운 건강한 고추모종이 육성된다. 고추 씨앗 파종에서부터 첫 수확까지는 최소 6~7개월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수확시기를 앞당기려고, 하우스나 비닐터널 재배 시 4월달 뿌리 활착이 덜된 고추모종에서 냉해피해 및 열상피해를 겪는 농가가 있다. 이때에는 농약사에서 피해 감소 영양제를 구입하여 살포하던가 농가에 흔한 요소비료 30g을 물 1말(20L)에 녹여 1주 간격 3회 정도 엽면시비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고추는 기원전 6500년경 멕시코 유적에서 출토될 만큼 역사가 오래된 작물이다. 기원전 850년경에는 널리 재배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고추는 임진왜란 시기에 중국과 일본 양쪽에서 전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고추는 현재 우리 식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식품이다.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고추의 매운맛이 경기 불황일 때 더욱 인기가 높다는 점이다, 매운맛은 기운을 발산하는 성향이 있어 마음 속에 고여 있는 우울함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고추의 매운맛인 캡사이신은 원래 고추가 동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든 화학무기이다. 주렁주렁 달린 고추를 좋아하는 것은 인간뿐이며 다른 동물들은 먹지 않는다.

고추의 종류 중 하나인 ‘청양고추’는 한국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작물 중 하나다. 매년 재배하는 ‘청양고추’는 1980년대 국내 종묘사가 태국 고추와 제주도 고추를 이용하여 개발했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 위기 때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독일 바이엘제약 계열 기업인 ‘몬산토’에 매각됐다, 우리나라 종자인 줄 알고 먹었던 ‘청양고추’가 현재 연간 100억 정도의 로열티를 내고 수입해 먹는 종자가 되었다.

농산물 종자에도 주권화를 외치고 보호해야 하는 국제경쟁시대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이다. 올해 고추농사 농가들의 화끈하고 풍성한 수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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