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완도군립도서관의 한국도서관상 수상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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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완도군립도서관의 한국도서관상 수상이 반갑다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04.2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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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립도서관이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 한국도서관상’ 단체상을 수상했다. 2014년 신지 햇살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2021년 고금 고사리작은도서관 개관까지 지속적인 도서관 인프라 확충을 통해 ‘1읍면 1도서관 운영‘ 목표를 달성하여 섬 주민 독서 갈증 해소와 독서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 상이 그리도 반갑고 고마운 까닭은 여러 이유에서다.

언젠가 연말과 연초라면 으레 완도군 청사 창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수막으로 도배되던 때가 있었다. 돈으로 매수했건 힘으로 뺏어왔건 줄만 하니까 상을 주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청렴도와 민원서비스 등 정부 기관이 평가하는 행정의 질이 최악인 완도군에 어떤 단체인들 아무렇게나 상을 주겠는가. 최근 인근 이웃 시군들이 앞 다투어 상을 탈 때 내내 침묵하다가 완도군이 이번에 도서관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서관상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도서관의 현 실정을 알기에 더더욱 그렇다. 완도군 공무원이 1,000명이 넘어갈 때 사서직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나마 걸핏하면 읍면 지역으로 보내 사서들이 일반직 업무를 수행하기 일쑤다. 심지어 개발팀이나 농어업팀에 배치하기도 한다.

이번 단체상 수상 이유가 읍면 작은도서관의 운영 덕분이라고 한다. 그런데 건물 지어 폼만 잡으면 그걸 어디에 쓸 것인가? 똘똘한 운영자를 키우고 교육해야 할 사람은 전문직 사서인데 완도군은 사서들을 일반 행정에 배치하지 않는가. 누가 있어 70대 노인이 운영자로 있는 도서관까지 살뜰히 살피고 지원할 것인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완도군이 큰상을 받은 것에 대해 기가 막히게도 기쁘고 고마운 것이다. 받을 수 없는 상을 받은 까닭이다. 이제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자명해진다.

최근 완도군 수산직 공무원이 업자들과 짜고 뇌물 1억을 받아 구속됐다. 올해도 전국 청렴도 평가도 역시 꼴찌를 면하지 못할 것 같다. 그렇다면 도서관상이나 연속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올해 작은도서관 개관으로 이번 상을 받았다면 내년은 더 모범적인 운영으로 연속 수상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도 사서직 공무원은 읍면에서 삽질하는 대신 도서관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다행하기를 바란다면 사서직 공무원을 충원해 읍면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시켜 명실공이 섬의 두뇌로 양성해 가길 바란다. 해양치유산업 때문에 이 또한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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