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서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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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서향나무
  • 굿모닝완도
  • 승인 2020.04.0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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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완도수목원 수목연구팀장

 

향기가 매우 좋아 상서로운 향기가 나는 나무
따스한 봄날 화원이나 온실에 가면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봄꽃나무가 서향나무이다. 한 여승이 꿈속에서 향기를 쫓아가다 보니 극락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향기가 매우 좋아 상서로운 향기가 나는 나무라고 하여 서향(瑞香)이라고 했다고 한다. 꿈속에서 향기를 맡았다고 하여 수향(睡香), 다른 꽃 향기를 뒤덮을 만큼 향기가 강해 꽃들의 적이라고 하여 화적(花賊)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향이 강하고 좋아 질투어린 시선도 있는 듯 하다.
영어 이름은 ‘Winter daphne’, 속명인 다프네(Daphne)는 그리스어로 아폴로에게 쫒겨 월계수가 된 요정의 이름인데, 잎과 열매가 월계수와 비슷하여 린네가 속명으로 썼다고 한다. 꽃이 필 때 꽃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千里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조경시장이나 화원 등 일반에서는 흔히들 "천리향"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남쪽지방에 잘자라는 상록의 나무
서향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세계적으로 약 5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하는데 종에 따라 상록성인 것과 반상록성 것들이 있으며 꽃도 자주, 보라, 핑크, 노랑, 흰색 등 다양하다고 한다. 건조한 땅과 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습지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며 추위와 공해에 약해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잘 자란다.
키는 1m 정도로 자라고, 곧게 선 줄기에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어긋나고 긴타원형으로 매끄럽고 두꺼우며 상록성 잎을 가지고 있다. 꽃은 암수가 따로 피며, 3~4월경 작년에 자란 가지 끝에서 피는데 꽃잎의 안쪽은 희고, 바같쪽은 붉은빛을띠는 보라색으로 10~20 송이씩 뭉쳐서 나는 것이 특징이다.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지만 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할 나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주로 온실이나 정원, 아파트 베란다 등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개체들은 대부분 수나무라서 열매를 보기 매우 힘들기 때문데 번식은 주로 꺾꽃이(삽목)로 한다.

1년생 가지는 청갈색이고 튼튼한 갈색 섬유가 많다고 하는데 나무껍질과 뿌리는 해열, 이뇨, 염증, 통증, 기침, 가래, 피부병, 타박상 등을 다스리는 약용으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서향나무는 종자를 포함한 모든 부위에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입안이 마비되고 구토를 하거나 피 설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먹어서는 안되고 피부에 닿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향만 느끼고 눈으로만 즐기면 좋은 나무인 듯 하다.

갑자기 생겨난 행운처럼 향기로운 기운을 주는 나무
서향의 꽃말은 갑자기 생겨난 행운, 생각지 못했던 사랑과 명예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서향의 꽃 말과 향기처럼 건강한 기운이 널리 뻗쳐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이 향기롭고 건강한 봄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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