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이야기) 군내리 산259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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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이야기) 군내리 산259번지
  • 문정빈
  • 승인 2022.07.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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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우리지역 군내리 산259번지는 1부두에서 약140m 거리에 위치하는 작은 섬 주도(珠島)이다. 지금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야 출입이 가능하지만, 50대이상 연령층은 어린시절 1부두에서 주도까지 친구들과 헤엄쳐 건너가 땟밤(구실잣밤나무 열매)을 따오던 추억이 있으실 것이다.

해발 25m의 작은 동산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주도의 주(珠)는 여의주란 말이 일반적이다. 풍수학적으로 완도항에서 동서로 뻗은 산맥이 청룡백호를 이루고 공고지와 북여산, 객사등 도릿매, 비석산 등 다섯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삼키려고 다투는 오룡쟁주형(五龍爭珠形) 길지라는 풍수설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주도는 약1.7ha 정도의 면적에 샘과 개울은 없지만 토심이 깊고 토양 습도가 적당하며 유기물이 풍부하여 토양이 매우 비옥한 상태이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5월에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었으나 건국 후 1962년 천념기념물 제28호로 재 지정되어 현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원시림상태의 상록활엽수림으로서 상층목으로는 모밀잣밤나무,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육박나무, 생달나무, 감탕나무, 붉가시나무 등이 울창하여 하늘을 가리며 중층 및 하층목으로는 황칠나무, 광나무, 참식나무, 사스레피나무, 가마귀쪽나무, 다정큼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한편, 낙엽활엽수로서는 느티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벚나무, 진달래, 소사나무, 물푸레나무, 자귀나무 등이 상록활엽수들과 어울려 있으며 수종의 분포가 총 100여종에 달하여 식물생태지리학 연구를 위한 귀중한 학술자원이기도 하다. 또한 섬의 모습이 저울의 추와 같다하여 추섬으로도 불리운다.
사철푸른 아름다운 상록수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해 마지 않는 완도를 대표할 만한 천연관광자원이다. 주도는 숲속에 풍어와 어부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성황당이 있었고 토속신앙의 대상인 당산림이기도 하였다. 또한 옛부터 봉산(封山)으로 벌채를 금해 나무를 해치지 못하게 하여 원시림으로 보존되어 왔다.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지역주민들에게는 고기떼가 모여들게 하는 귀중한 어부림의 역할도 하여 어부들의 소득을 높혀 주기도 하였다.

어부림(魚付林)이란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 분포하는 전통 마을 숲의 하나로 방풍(防風), 방조(防潮), 방파(防波), 어군(漁群) 등의 기능을 한다. 바다로부터 해안마을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마늘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앙의 공간이며,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다. 더불어 건강하고 오래된 숲은 자연생태학적 가치도 적지 않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주도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풍어를 기원하던 신앙적인 공간이었으며, 더불어 마을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주민들과 항상 같이했던 친근한 곳으로써 의미가 있다. 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주도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혼재하는 함축된 장소로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공간으로써 그 가치와 활용 가능성이 큰 우리지역의 자랑스런 자원중의 하나이다.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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