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톳에 관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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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톳에 관한 리포트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8.16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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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흥포 방조제 아스팔트 길위에 몇 분이 앉아서 샛것을 들고 계시네요. 군침이 꼴딱 넘어갑니다. 그 앞에 펼쳐진 것은 미역, 다시마, 전복, 광어, 김과 함께 완도의 대표 상품인 톳입니다. 바다에서 건진 톳을 저렇듯 아스팔트 위에 말립니다. 한 쪽 차선을 막으니 차들이 잘 비켜 다녀야겠네요. 작업하시는 분들도 사고에 유의해야겠구요.

사실 요 톳이 참 귀한 식품이랍니다. 많은 양을 일본으로 수출한다고 하니 말이지요. 외화를 벌어들이는 완도의 효자 상품이기도 합니다. 요거 톳을 된장국에 넣어먹기도 하고 밥에 넣어먹기도 하는데, 섬놈인 나도 사실 좀 먹기가 좀 거시기 합디다.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이것을 그리도 좋아한다니 모를 일이지요. 영양분이 많으면 뭘 한답니까, 먹기가 불편하다면. 그런데 일본은 사정이 좀 다른 모양입니다. 우리도 일본처럼 톳 관련 음식을 다양하게 계발해야겠지요. 그래서 누구나 먹고 찾는 음식이 되도록 해야겄네요.

요즘 평일도(금일읍)에서는 다시마 수확이 한창이지요. 대신 여기 정도리(완도 서부)는 톳 수확이 한창입니다. 올해 작황은 좋은 편이라고 하네요. 대신 가격이 좋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톳을 트럭으로 실어와 길 위에 내려놓으면 엄마들이 파래나 진질(잘피) 같은 잡태들을 골라내면서 고루 펴줍니다. 그 일이 힘든 일입니다. 하기사 예전에는 지게에 지거나 리어카에 실어 날랐을텐데 그 일이 골병날 일이지요. 만일에 비라도 내린다치면 잽싸게 걷어야하구요.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갈색 톳이 다 마르면 저렇게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좋은 볕에 잘 말리고 높은 등급으로 좋은 가격을 받으셔서 겨우내 바다에서 추위와 파도와 싸우며 고생하신 보람 얻길 바랍니다. 정도리 민식이네 사정을 여쭈니 그 집도 톳이 잘 됐다고 하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런데 아스팔트가 그리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안전한 작업공간이 아닙니다. 아스팔트 자체에서 나오는 위해성분도 많지만 자동차 타이어와의 마찰에서 오는 성분, 배기가스, 그리고 온갖 대기속의 먼지들이 내려앉아 있으니까요. 어민들이야 여태껏 해온 일이고 저 것 말고 다른 대안을 찾거나 갖출 여건이 안되니 그런다지만, 그렇다고 수산 관련 연구소나 기관 그리고 완도군청 관련부서조차 아무 생각이나 대책없이 손놓고 있다면 큰 문제겠지요. 삼선에 성공하신 군수님은 행정의 달인이니 다 아시리라 믿습니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시설을 갖추도록 지방정부가 지원해서 깨끗하고 안전한 먹을거리가 된다면 당연히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 어민들 수입도 늘겠지요. 아스팔트 바닥에 위생천이나 비닐을 까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건조를 위한 시설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일테지요.

톳 수확이 한창인 요즘, 비 대신 따뜻한 햇볕이 연일 고루 내리쬐기를 빕니다.(오마이뉴스 2010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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