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이야기) 토끼가 방아찧는 달나라 계수나무는 목서(만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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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이야기) 토끼가 방아찧는 달나라 계수나무는 목서(만리향)
  • 문정빈
  • 승인 2022.09.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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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추석 하면 둥근 보름달을 생각한다.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 옥토끼를 상상하면서 말이다. 올 추석은 그나마 코로나19 걱정을 덜 하면서 보내는 추석 분위기이다. 한가위의 풍성함이 온 가정에 가득하시 길 기원한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이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4년, 윤극영이 작사하고 작곡한 동요 ‘반달’이다.

중국, 일본, 한국에는 달에서 토끼가 계수나무 밑에서 떡방아를 찧는다는 옥토끼 설화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동요 ‘반달’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 설화의 계수나무는 한국의 계수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인 목서를 지칭한다. 중국에서는 목서를 계수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봄에 꽃향기를 대표하는 꽃이 서향이라면 가을에 꽃향기를 대표하는 꽃은 목서이다. 목서는 중국이 원산지인 물푸레나무과의 꽃나무로, 계수 또는 계화라고도 불린다. 계수나무과와는 완전히 다른 종이다. 0.5~1cm 정도의 작은 꽃이 여러 송이 열리며 꽃의 색깔에 따라 금목서, 은목서 등으로 세분화된다. 그 향이 무척 향기롭고 강해 만 리까지 퍼진다 해서 만리향이라고도 한다.

목서는 야생에서 다른 꽃을 볼 수 없는 늦가을과 겨울철에 꽃이 피는 식물이다. 잎은 모두 사시사철 푸르면서 잎의 일부가 가시로 변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이 귀한 늦가을에 피는 덕에 옛날엔 사랑채 앞에 심고 선비의 꽃이라 부르며 사랑도 했다. 추위에 약해 우리나라에선 남부 지역에 주로 많이 자라며, 이르게는 8월 말에서 9월 초에 꽃이 핀다. 9월 중순을 넘기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목서라는 이름은 본래 중국에서 수피 색상과 무늬가 코뿔소를 닮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계수라는 이름이 더 일반적이다.

한국 최초의 달 탐사용 궤도선 다누리호가 지난 8월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었다. 탄도형 달 전이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달 궤도에 도착하기까지 130일 가량이 소요된다고 한다. 다누리호가 오는 12월 달 궤도에 진입해 계수나무 아래 옥토끼가 방아를 찧는 신화 속 달 세계의 어떠한 모습을 보여 줄지 자못 궁금하다.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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