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이야기) 대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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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이야기) 대추나무
  • 문정빈
  • 승인 2022.09.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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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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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추석쯤에 빨갛게 익은 대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것을 보면 보기가 좋다. 옛 부터 우리 민족의 제사나 혼인 등에 빠지지 많고 들어가는 과일이다. 대추는 밤, 감과 함께 삼색과실의 하나로 우리와 친숙한 오래된 과실이다. 특히 관혼상제에 빠뜨릴 수 없는 귀한 제물로서 제사 때 제물을 진설하는 위치까지 조동율서(제사상을 차릴 때에 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놓는다는 말).로 정해져 있을 정도다. 맛도 있고 영양가도 많은 대추는 풍요와 다산의 의미하기도 한다. 대추는 설탕이 대중화되기 전 떡에 고물로 들어가거나 음료수, 요리에 들어가서 단맛을 내는 역할도 하였다.

대추나무는 식물학적으로 갈매나무과 대추나무 속에 속하는 교목성 과수이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남부와 유럽 동남부에 널리 재배되는 과수이다. 중국계 대추와 인도계 대추 등 생태형이 전혀 다른 2종이 재배되고 있다. 새순 나는 시기가 가장 늦은 나무가 대추나무다. 다른 나무들이 다 새순을 피우고 난 초여름의 시기에야 새순을 피운다. 꽃은 초복, 중복, 말복에 핀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게으른나무(양반나무)'라 불렀다. 잎은 작고 얇은데도 잔잔하고 광택이 있어 기품이 있다. 게으른 잎에 이어 부지런하게 꽃과 열매가 달리고 9월이면 열매가 익는다. 잎도 다른 나무보다 먼저 진다. 다행히 근래에 식재되는 대추나무는 불리한 기상조건에서도 결실이 잘 되는 우량 품종들이 확대, 보급되고 있으므로 비교적 안정된 대추 생산이 가능하다.

대추나무 목재는 밀도가 높고 같은 크기의 참나무나 소나무에 비해 두배 정고 무겁고 단단하여 판목이나 떡메, 떡판, 도장 등을 공예품으로 만드는데 이용한다.

중국에서 대추나무가 과수로 재배가 이루어진 것은 4,000여년전 혹은, 기원전 10세기 등을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전래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어나 중국으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옛 문헌 기록을 보면 한거지리지의 고대 낙랑에 관한 기록에 ‘낙랑에 대추와 밤이 많이 생산된다’ 하였고, 최소 삼국시대부터 우리 민족도 대추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로부터 대추나무는 민속신앙으로 악귀를 쫓는다고 하여 부적으로도 많이 이용하였다. 그래서 대추나무로 만든 방망이를 문에 걸어 둔다든지 하는 풍속이 생겼다. 대추나무로 부적이나 인장(도장)을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 특히 번개 맞은 대추나무는 벽초목 또는 불상목이라 하여 현재에도 병마에서 자신을 지키는 최고의 부적으로 여기고 있어 도장이나 염주의 재료로 인기가 높다.
대추나무는 꽃으로 자신의 가치를 가지는 나무가 아니다. 대추나무 인생의 절정은 가을에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이다. 그 열매는 다산의 상징이었고 제삿상에도 유일하게 오르는 영광까지 가졌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일찍 영광을 안았던 봄꽃나무들이 별 볼일 없는 가을이 오면, 그때부터 대추나무가 전성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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