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할 이유 없다”(3월) vs “방류 반대 기조 변함 없다”(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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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할 이유 없다”(3월) vs “방류 반대 기조 변함 없다”(8월)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9.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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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철 군수, 군청 주무과장 통해 과거와 정반대 입장 밝혀
본인 명의 공식 입장 표명과 책임있는 사과, 재발 방지 약속 있어야
완도군이 지난 8월 30일 한글 문서 두 쪽으로 된 입장문을 본지에 전달했다. 입장문의 작성 명의와 일시 등 기본적인 정보가 없다.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해도 우리에게 피해가 없다,” “방류된 오염수는 태평양을 돌아 1조분의 1로 희석돼 우리 수산물에 피해가 없다,” “우리 완도가 방류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우리 수산물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카이스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군민 행복 정책 토크’에서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할 이유 없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신우철 군수가 입장을 밝혔다. 본지가 지난 8월 22일 신 군수 주장의 근거와 현재 입장을 밝히라는 요청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지난 8월 30일 김일 완도군 수산경영과장은 2쪽짜리 한글 문서로 된 입장문(작성일자와 명의조차 누락)과 11쪽으로 된 논문 복사본 그리고 업무협약서 복사본을 본지에 전달했다.

완도군은 “완도군,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강력 규탄, 정부 공동 대응 준비 박차” 제목의 입장문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기조는 현재에도 앞으로도 변함이 없음을 거듭 밝힌다”며 3월 정책토크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지난 3월 읍면 순회 정책토크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서도 “자칫 강한 반대가 지역 내 불안감 조성 등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강도 조절”을 위한 것이었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우리 군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완도군은 S대 J교수의 논문을 신 군수 일본 원전 오염수 무해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J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괜한 호들갑이 더 큰 문제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우리나라 연안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논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피디수첩’ 등 방송에도 나왔던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찬성하는 대표적인 원자핵공학 전문가이다.

J교수는 “일본 도쿄전력이 제공한 오염수 관련 정보가 다 숨김이 없고 정확함”을 전제로 “(오염수 해양) 방류가 우리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정도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며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계획대로 방류한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에 실질적으로 아무 위해를 끼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려 신우철 군수 주장의 논리적 근거를 제공했다.

그는 논문에서 “1차 정화된 오염수는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 주요 방사능 물질이 대부분 제거된다. 정화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는 물질은 삼중수소(트리튬)인데 해양 방류되면, 거대한 태평양의 바닷물과 섞이면서 확산해 해류를 타고 7~8개월 뒤 우리나라 근해에 도달할 때 약 1조분의 1로 희석된다. 후쿠시마 방류의 영향으로 우리 몸에 추가되는 것은 칼륨이 든 바나나 한 개의 7100분의 1에 불과하다.”(논문의 요약)

J교수는 논문의 말미에서 “일본의 방류계획 이행 과정에 우리나라 방사선 전문가가 독립적이고 투명한 검증에 참여”하고 “오염수 방사능 측정 기록 수치가 실제와 부합하는지 여부와 재정화 시험 결과의 재현 여부” 그리고 “방류 후 후쿠시마 연안의 삼중수소 함량 변화 추이도 살펴봐야 한다”고 자신의 주장에 조건을 달았다. 확실하게 과학적으로 검증이 끝난 주장이나 대다수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객관적 주장도 아니라는 얘기다.

3월 정책토크에서 신우철 군수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것도 잘못으로 밝혀졌다. 완도군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완도군은 “해양 및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를 조사, 관리할 목적’으로 지난 2021년 6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KAIST)가 아닌 크리스(KRISS)였다.

일본 측 논리에 기반을 둔 한 전문가의 일방적 주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를 군민들 앞에서 강조한 신우철 군수가 무모하고 조급했으며 불안해 하는 군민들을 위한 강도 조절이라는 해명도 구차할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불행 앞에서 우리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것도 옹졸하고 편협한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완도군이 밝힌 입장문이 정확한 명의와 일시조차 밝히지 않아 그것이 신우철 군수의 공식 입장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입장문의 내용이 앞으로 대응과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지만 과거 발언의 해명으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다.

신 군수의 3월 발언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언, 실성“ 등 강도 높은 비판들을 쏟아냈다. 또한 지난 8월 임시회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던 완도군의회도 신 군수의 발언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할 이유 없다"는 3월 주장과 "오염수 방류 반대 기조에 현재에도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는 8월 주장 중 어느 것이 신우철 군수의 진실인지 본인의 입장 표명과 과거 발언에 대한 책임있는 반성 그리고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완도군의회 외벽 전광판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철회하라는 완도군의회 명의의 구호가 나가고 있다.
완도군의회 외벽 전광판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철회하라는 완도군의회 명의의 구호가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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