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지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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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벌레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11.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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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요즈음 농약사를 찾는 고객 중에 식물 해충인 깍지벌레에 대한 문의가 많다. 깍지벌레는 잎이나 가지에 기생하고, 즙액을 흡수하기 때문에 나무가 고사하기 쉽다. 또 과실에 기생하면 착색이 덜 되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리고 번식 속도가 빨라 초기에 박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때 제거해 주지 않으면 미관상 좋지 않고, 말라죽게 하거나, 그을음병이 생긴다. 자연 상태에서는 대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며, 인공적으로 관리하는 과수원이나 도시 가로수 및 정원의 중요한 해충이다.

깍지벌레류는 깍지벌레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가루깍지벌레과, 말깍지벌레과, 솜털깍지벌레과, 알깍지벌레과, 이세리아깍지벌레과 등 우리나라에서 수목을 가해하는 깍지벌레의 종류는 100여종이 기록되어 있는 큰 해충의 무리이다.

진딧물과 생태가 비슷한 만큼 진딧물이나 뿔매미의 일부 종처럼 개미와 공생관계를 이루는 종도 있고, 일부 무당벌레를 비롯한 육식성 곤충들은 깍지벌레를 먹기도 한다.

깍지벌레는 방제시기를 잘 맞추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늦가을, 이른봄, 여름철 등 1년 4회 이상을 방제하여야 한다. 그늘이 심한곳, 밀식 등으로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곳에는 특히 심하며, 등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특성으로 농약을 살포하여도 잘 묻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월동기에 철저히 방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월동난이나 월동충의 방제를 위해 기계유 유제를 약액이 나무줄기와 가지에 골고루 묻도록 충분히 살포해준다.

식물 해충이지만 깍지벌레 중 일부는 선명한 붉은색을 띄는 코치닐 색소의 주원료로 옛 잉카 와 아즈텍 제국에서 붉은색 염료로 사용했던 유서 깊은 재료이다. 연지벌레로 알려진 아메리카산 깍지벌레는 선인장을 먹고 살며 암컷만 코치닐의 재료로 사용한다. 연지곤지, 입술 연지(립스틱) 할 때의 그 화장품도 연지벌레를 이용한 것이다. 식품중 딸기우유에도 첨가된다. 한 때 음식에 벌레가 들어간다며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지만 사실 생으로 씹어 먹어도 몸에 해롭지 않다.

2012년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고객 여러분들의 건강을 위해 재료를 인공색소가 아닌 코치닐로 바꾸기로 했습니다!'라고 발표했는데, 동물성 색소인 이 코치닐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이 스타벅스 측에 대대적으로 항의를 하는 일이 있었다. 항의가 매스컴을 타고서 '스타벅스가 음료수에 벌레를 갈아넣고 있다'는 식으로 와전되었고, 스타벅스는 졸지에 채식주의자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도 항의를 받는 처지가 되었다. 일명 'Starbuggs' 사건, 스타버그스 벌레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알레르기 유발 의심물질 논란으로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됐다.

셸락은 인도와 태국의 숲에 있는 나무에서 암컷 락깍지벌레에 의해 분비되는 수지이다. 건조 플레이크 형태로 가공 및 판매되고 알코올에 용해되어 액체 셸락을 만들어 착색제, 식품 유약 및 목재 마감재로 사용된다.

구석구석에는 다양한 벌레들이 산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는, 좋은 벌레나 나쁜 벌레 모두 식물을 양식이자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간다. 지금 당장은 해충일지라도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식이 더욱 많아질 수록 해충이 익충이 되는 반전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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