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기 동네를 ‘금일도’라고 부르는 평일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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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자기 동네를 ‘금일도’라고 부르는 평일도 사람들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11.2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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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라남도가 언론사에 배포하고 도청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보도자료에 평일도가 '금일도'로 표기돼 있다. 
햇다시마 출하를 홍보하는 지난 2019년 6월 5일자 완도군청 홈페이지 보도자료에도 '금일도'라는 잘못된 이름을 쓰고 있다. 

 

지난 23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금일읍을 찾았다. 극심한 가뭄 피해로 식수난을 겪고 있는 완도 섬을 찾아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찾기 위함이었다. 신우철 완도군수가 장관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금일뿐만 아니라 완도 모든 섬들이 비슷한 상황이니만큼 적절한 대책을 기대해 본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전하는 전남도청의 보도자료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 전남도청 공무원은 금일읍을 금일도로 표현했다. 북한 지역에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금일도라는 섬은 완도군에는 없다. 평일도가 있을 뿐이다. 전라남도 행정 공무원의 실수로 보기에 이는 참으로 터무니없다.

평일도가 금일도로 잘못 둔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완도군과 금일읍 사람들, 특히 공무원들의 무책임 탓도 크다. 지금은 수정되었으리라 보지만 금일읍 일정리 마을 입구 도로변 벽에 홍보 그림과 함께 금일도로 표기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다. 자기 사는 섬 지명이 금일인지 평일인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완도군청 홈페이지에 “완도 금일 햇 다시마 첫 위판”(2019년 6월)이란 제목의 보도자료(사진 캡처)가 사진과 함께 아직도 남아있다. 여기에도 금일도라고 표기돼 있다. 이런 식이니 멀리 서울에서 온 방송계 사람들이 금일 소식을 전하면서 자막에 ‘금일도’라고 쓰는 것은 이제 더이상 이상한 일도 아니다.

완도군청 홈페이지 금일읍 유래와 연혁에 따르면, 1916년 평일도와 생일도, 금당도가 하나로 통합해 금일면이 되었고 1980년에 금일읍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생일도와 금당도가 다시 분리된 후에도 ‘금일’이란 이름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분리된 마당에 금일도 아닌 것이 이제까지 금일로 불려지면서 자기 정체만 모호하고 혼란스럽게 된 것이다.

이처럼 행정명과 지명이 다른 경우가 또 있다. 약산대교를 건너면 커다란 돌에 약산면으로 적고 그 아래 한자로 조약도라 표기하였다. 행정명 약산면이 흔하게 쓰이지만 간혹 약산도로 잘못 불려지기도 한다.

행정 이름 금일읍과 지역(섬) 이름 평일도가 이렇듯 헷갈리고 바로 쓰는 것이 어려우면 아예 금일도로 개명하는 것은 어떤가? 사람 이름도 그렇듯 지역 이름 하나 바꾸는 것이 뭐 그리 대수겠나?

그게 지역이든 사람이든 이름은 그 안에 역사, 존재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래서 이름은 곧 정체(identity. 줄여서 ID)이다. 이름조차 제대로 모르면서 어찌 자신의 정체성을 찾겠는가?

남의 동네라고 이름마저 아무렇게나 부르는 전남도청 관계자들의 잘못에 대한 사과와 수정,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완도군 공무원과 평일도 사람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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