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신년 기자회견의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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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신년 기자회견의 ‘옥의 티’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1.04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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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있었던 신우철 군수 신년 기자회견 브리핑 자료 중 한 장면 

2014년 신우철 군수가 처음 취임한 후 그가 쓰는 표현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는 완도의 섬 수를 자주 말했고 해저 지반이 맥반석이라거나 리아스식 해안의 결과 우리 수산물의 차별성 등 오랜 수산 전문가로서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사실적이어서 꽤 놀랐다. 금방이라도 완도의 섬 265개를 외울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8년 동안 들어왔다. 그래서 퀴즈로 ‘완도의 섬 개수’가 나온다면 금방 댈 것 같다. 다 신우철 군수 덕분이다.

지난 3일 신우철 군수의 2023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265와 맥반석을 들어야 했다. 11시에 시작한 회견은 군수 ‘특강’이 끝났을 때 11시 52분이었다. 햇수가, 횟수가 거듭될수록 ‘계몽군주’가 되려는지 소통과는 무장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완도~고흥 해안관광도로 관련한 군수의 설명 중 옥의 티가 있어 짚겠다. 비록 작지만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 자료에 약산과 금일이 약산도와 금일도로 표기되었다. 틀렸다. 조약도와 평일도가 맞다.

이름은 곧 정체(ID, Identity)이다. 이름 안에 그(것)의 역사, 문화, 의미 등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본래 이름은 망각하고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정체를 모른다는 반증이다. 군수가 이런 실수를 하니 예하 공무원들이야 예사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6시 내고향’에는 평일도 대신 ‘금일도’로 자막에 나온다.

금일과 약산은 필요에 의해 합의로 만들어진 명칭일 뿐이다. 지역의 본명과 별명을 따로 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를 구분해서 쓰는 것이 어렵거나 불편하다면 하나로 합치면 된다. 우리가 이 둘을 구분해 쓸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는가.

신우철 군수가 설계하는 완도의 비전은 원대하고도 야심차다. 특히 조만간 완도를 찾을 500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팔 때 꼭 필요한 것이 ‘완도적’인 콘텐츠이다. 정체 불명의 잡다한 치유 프로그램은 공허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완도의 정체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문화, 역사 상품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언제 보여줄 것인가? 하물며 우리 지역 섬의 본명조차 제대로 쓰지 않고 어찌 우리의 정체를 논하겠는가.

조약도, 평일도. 그 아름다운 이름의 값을 도대체 알기나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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