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극찬인가, 경고인가? Is It Praise or Warn of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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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극찬인가, 경고인가? Is It Praise or Warn of NASA?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1.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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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2월 촬영해 홈페지에 올린 완도군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해역 모습으로 검은 색 해조류, 전복 양식장이 섬들을 에워싸고 있다. (사진=NASA 홈페이지 인용)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인공위성을 통해 2021년 2월 촬영해 자체 홈페지에 올린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해역의 모습으로 해조류, 전복 양식장이 섬들을 촘촘히 에워싸고 있다. (사진=NASA 홈페이지에서 퍼옴)

지난 6일 신우철 완도군수가 박진 외교부 장관을 면담했다. 이유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에 감사의 뜻을 전할 목적이다.

2021년 2월 나사의 인공위성이 완도 해역을 촬영해 그해 4월 자체 홈페이지에 올리고 완도 해조류 양식 시스템을 거론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담수나 비료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섭취했을 때 체내 중금속 배출 효능도 있다고 소개했다. 나사는 양식 방법에도 주목했다. 해조류는 부표에 연결된 밧줄에 붙어서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고, 그렇게 생산된 해조류를 먹이로 다시 전복이 양식된다.

이 정도 극찬이면 외교부 장관에게 굳이 심부름을 시킬 게 아니고 군수가 직접 나사를 찾아도 좋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나사의 극찬 이면에 숨어있는 불편한 진실을 살펴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완도의 해조류 양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석유화학산업(플라스틱)이 지탱한다. 그래서 해조류 양식은 곧 탄소산업이다. 나사가 인공위성으로 찍어 세상에 알린 사진 속 완도의 아름다운 섬들은 플라스틱에 포위된 꼴이다.

플라스틱 밧줄에 일정 간격으로 매단 거의 대부분 흰색 부표도 스티로폼이고 서서히 교체되고 있는 친환경부표도 플라스틱이다. 해조류를 먹이로 양식되는 전복 가두리도 스티로폼 위에 플라스틱 틀을 결합해 만든 것이며 그 안에 그물도 플라스틱이며 이를 물밑에 고정시키는 밧줄도 플라스틱이다. 양식 어부들이 타는 선외기도 100퍼센트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다.

그 스티로폼 부표들 또는 이를 감싼 플라스틱 부자피가 파도와 바람, 가두리 시설들과 끊임없는 마찰로 매일매일 잘게 깨지고 부서져 미세 혹은 초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우리 해안으로 밀려오고 플랑크톤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 입자들은 바다물 속에 녹아 작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고 그 작은 물고기들을 더 큰 물고기들이 먹는다. 결국 이 먹이 사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 인간이 먹게 될 것이 뻔한 이치인데 우리만 모른다.

이제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생선의 내장이나 젓갈은 먹을 수 없다. 마른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맥주 안주로 먹는 일도 옛 추억이 될 것이다. 신안 천일염이나 석장리 멸치의 내장 또는 금일 건다시마에 초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들어 있을지 완도군은 결코 조사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천일염을 물에 녹여 배추를 절이고 멸치 액젓으로 양념을 만들어 온 가족이 모여 담갔던 김장김치 속 미세 플라스틱을 이제 아껴가며 우리가 먹을 일만 남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해 지난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젓갈, 미역, 다시마, 천일염 등에서 광범위하게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이것들을 먹는 우리는 매일 16.3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겨우 이것뿐일까?

나사의 극찬에 대해 신우철 군수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수산물을 세계시장에 홍보할 꿈에 부풀어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앞에 놓인 불편한 진실을 보노라면 나사의 극찬은 기회가 아니고 끔찍한 위기임을 알아야 한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재앙 앞에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유일한 일은 무엇일까? 적어도 스티로폼 부표를 친환경으로 서둘러 교체하는 일이고, 그 다음의 과제는 양식산업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일뿐이다. 해양치유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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