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그의 아버지 이름을 아는 자 드물다. 그저 '띤가네'로 통한다. 한국전쟁에서 중공군 장군을 맨손으로 사로잡은, 고금도가 자랑하는 최고 전쟁 영웅이다. 그가 잡은 거물 포로 덕에 중공군에게 잡힌 미군 띤 소장이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다(고위급 포로 맞교환). 당연히 훈장도 받고 큰 포상도 받었겄제. 금의환향한 띤가네는 고향인 고금도에서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고 전해지며 그 아들 또한 작은 잡화점을 꾸리며 살고 있다.
고금도 띤가네 아들이 최근 완도 오일장으로 진출했다. 이웃하여 좌판을 벌인 대신리 엄마들에 의하면, 이제 겨우 몇일 됐는디, 트롯 재생기로 노래 크게 틀어놓은 통에 시끄러 죽겄다고 한다. "그래도 우리 고금도에서 왔응깨 좀 봐주씨요" 할 밖에.
띤가네 아들이 판매하는 품목은 직접 담근 유자차와 동충하초 관련 상품 글고 최신 유행하는 녹음기도 파는 거 같다. 거 있잖은가 째깐한 중국산 돼지털 MP3플레이어. 장소는 완도 성광교회 뒷편이니 곁을 지나거든 띤가네 만세 삼창(아니 이거는 쫌 오버다)까지는 아니어도 유자차 한 병 팔아주시라. 날할라 추운데 고생하니 말이다. 낼 모레 설도 돌아오고.
2014년 1월 15일 완도 오일장
저작권자 © 굿모닝완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