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과 애기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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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과 애기동백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1.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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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대부분의 수목들이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버텨내고 있는 황량한 겨울 풍경 속에서 동백나무는 빨간색의 꽃을 피워 햐얀 설경 속에서 자태를 뽑낸다.

우리 남쪽 지방에는 동백나무가 자생한다. 동백(冬柏)은 한자어이지만 겨울에 꽃피우는 나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말이다. 동백나무와 동백꽃은 현재 완도군의 군목과 군화이다.

완도읍에서 완도터널을 지나면 200여미터 도로변에 심어져 1월 현재 활짝 피어있는 애기동백은 동백보다 빨리 피고 오래 꽃을 간직한다. 동백은 1월 중순을 넘겨야 본격적으로 피지만 애기동백은 늦가을부터 꽃망울을 맺는다. 동백보다 더 빨리 자라고 꽃도 많이 달리고 화려하다. 동백꽃은 꽃잎이 완전히 열리지 않지만 애기동백꽃은 거의 완전히 개방되며, 동백꽃은 꽃이 질 때 송이째 떨어지지만 애기동백꽃은 한두 잎씩 따로 떨어진다.

동백나무와 종(種)이 다른 외래종 애기동백나무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재배식물이다. 애기동백도 내륙에서 월동하기 쉽지 않아 남쪽지방에 자생한다. 해풍과 염기에도 강해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꽃말처럼 겸손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흰 설경 사이에 빨갛게 피는 모습도 그렇고 동백의 꽃색 자체가 동백 잎사귀 색과 함께 있을 때 가장 돋보인다. 개량종이 무척 많고 색상 분류도 흔히 떠올리는 빨간 동백 말고도 분홍 동백, 줄무늬 동백 등으로 다양하며, 꽃도 품종에 따라 홑꽃 품종들과 겹꽃 품종들로 나뉘고 그 안에서도 분류가 또 세분화되어 있다. 잎사귀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꽤 특이한 편인데, 기본적으로 낙엽이 잘 안 지는 상록수 계열이면서도 잎이 타원형으로 제법 넓다.

꽃, 잎, 열매 모두가 유용한 성분들과 약효 성분들이 많아 버릴 게 없다고 알려져 있다. 동백 열매에서 씨를 채취해 동백기름을 짜내는데, 올레산 등의 유용한 성분을 지니고 있다. 이 열매는 식용도 가능하지만 대체로 미용 용도(머릿기름 등)로 많이 썼다. 동백나무 잎도 약효성분이 있으며 최근엔 동백차도 개발되었다. 나무도 재질이 단단해 얼레빗이나 다식판 등 각종 생활 도구의 재료로 이용되어진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의 상징도 카멜리아, 즉 동백꽃이다. 샤넬의 검은색 포장상자에 장식으로 달린 흰C 문양이 동백꽃이다. 동백꽃 여인으로 해석되는 세계 4대 오페라로 불리는 ‘라 트라비아타’, 프랑스 문호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에도 등장한다.

동백나무가 이제는 중부 내륙 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동백나무의 생태 지역이 넓어진 것은 한반도가 온도상승 중이고, 동백나무는 이런 기후 변화를 탐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 셈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백나무숲(축구장 982개 크기)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무려 7.32t CO2/ha로, 1ha당 중형자동차 3대가 1년간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킨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줄만 알았던 동백나무는 인간을 위해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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