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댐 건설 계획 당장 중단하라(강제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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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댐 건설 계획 당장 중단하라(강제윤 시인)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3.0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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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윤(시인, 섬연구소 소장)
강제윤 소장(사진=페이스북 계정)
강제윤 소장(사진=페이스북 계정)

완도군이 20년 만에 다시 보길도에 새로운 댐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서남해 섬 지역의 오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보길도에는 이미 전두환 정권 시대에 만들어진 42만톤 규모의 식수댐이 있다. 그런데 20년 전 완도군은 270억의 예산으로 기존의 댐을 150만 규모로 확장하는 증축공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때 보길도에 살던 나그네는 모든 주민들과 함께 댐 반대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도군이 공사를 강행하려 하자 나그네가 총알받이가 되어 33일간의 단식투쟁을 했고 결국 보길도 댐 증축공사를 저지시켰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가뭄으로 물부족 사태가 심각하지만 나그네는 여전히 댐 건설을 반대한다.

주민들이 식수난에 허덕이는데도 왜 댐 건설을 반대할까? 댐이 섬 지역 식수문제의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년 전에도 그랬었다. 보길도가 국립공원이라서, 환경보호를 위해서 반대했던 것이 아니다. 댐이 결코 섬의 식수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나그네는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실용주의자다. 인간 또한 환경의 일부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기 위해 환경을 일부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보길도 댐 공사를 반대한 것은 섬의 댐은 아무리 커도 가뭄이 계속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섬에는 비올 때 잠깐 물이 흐르는 계곡 말고는 물이 흘러들어올 수원지가 따로 없다. 섬의 댐은 그저 하나의 큰 물탱크에 불과한 것이다. 이 물탱크는 극심한 가뭄이면 텅 빈다. 현재의 가뭄 사태로 바닥을 드러낸 섬 지역 댐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완도군은 여전히 보길도에 새로운 댐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있는가? 당연히 있다. 해수담수화 시설이다. 20년 전 보길도 댐 증축공사를 반대 할 때도 나그네는 해수 담수화 시설을 대안으로 제시했었다. 당시 단식 중이던 나그네는 한겨레신문 2003년 3월 26일 자에 <보길도 댐공사 중단하고 담수화 시설 만들어야> 제목의 기고를 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 주장은 유효하다. 지금의 물부족 사태는 댐 증축을 못해서가 아니다. 당시 완도군이 노화도 주민들 반대를 이유로 해수담수화 시설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수담수화는 여전히 섬 지역 물부족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거문도, 추자도, 대청도, 연평도 같은 면 단위의 큰 섬들이 모두 해수담수화 시설로 물 부족 사태를 극복했다. 이들 섬들은 이번 섬 지역 가뭄 사태에도 전혀 물 부족을 겪지 있지 않다.

그래서 전라남도에서도 물부족 사태가 심각한 완도군 넙도·소안도·평일도와 신안 증도 등 4개 섬 지역에 긴급하게 해수담수화 시설 사업을 진행 중이고 3월 중으로 설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가뭄이 심각한 완도군의 섬들 소안도, 평일도, 넙도가 모두 해수담수화 시설 완공을 앞두고 있는데 어째서 역시 가뭄이 심각한 보길도, 노화도에는 해수담수화 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걸까?

완도군이 다른 섬들에는 해수담수화를 하면서 보길 노화에만 유독 댐 공사를 고집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보길도, 노화도에도 댐공사 대신 당연히 해수담수화 시설이 설치되야 마땅하다. 그것만이 기후 위기 시대 섬들의 물부족 사태 근본적 해결책이다.

담수화 시설은 작은 섬들에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하루 200만 명이 사용 가능한 1일 60만톤 규모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중이다. 또 이스라엘에서도 하루 75만톤 규모의 담수화 시설이 가동 중이다. 중동 국가 뿐만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대규모 담수화 시설이 가동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도 충남 대산 산단에 하루 10만톤 규모 담수화 시설을건설 중이다.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은 2025년 약 1000조 시장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구의 물 97%가 해수다. 담수는 3%지만 그중 1%만 사용 가능할 뿐이다. 그래서 물부족은 필연적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구에서 식수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만 한 해에 340만 명이나 된다. UN 세계수자원개발 보고서는 2050년까지 적게는 48개국 20억 명이, 많게는 60개국 70억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섬 지역은 해수담수화가 가장 확실한 물부족 사태의 해법이다. 해수담수화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놔두고 물탱크에 지나지 않는 댐 건설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전라남도는 소안도, 평일도, 증도처럼 보길도, 노화도에도 해수담수화 시설을 즉각 설치해 주어야 마땅하다. 비록 몸은 고향 보길도를 떠나 있지만 보길도에 댐 공사를 강행 하려 든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완도군은 보길도 댐 건설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담수화 시설을 설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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