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알싸하닥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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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했으면 알싸하닥 했을까?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03.14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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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녹나무과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강원도 아리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아주까리 동백아 여지마라. 누구를 괴자고 머리에 기름." 소녀가 제법 자라 이제 머리에 동백기름도 바르게 되었나보다. 그런데 이 멋부림이 소년에게는 근심거리였나보다. 도대체 어뜬 놈을 꼬실라고(괴자고) 머리에 기름 바른다는 거냐다.

그런데 문제는 강원도에 동백이 자라지 않는다는 거다. 동백은 온대성 식물인 까닭에. 아마도 여기서 동백이란 생강나무를 이르는 것 같다. 생강나무도 기름을 짠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 김유정의 "동백꽃" 역시 남도의 동백은 아니고 생강나무를 그렇게 부른다. 강원도에선 생강나무가 동박나무, 동백나무다.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죽했으면 김유정이 그 향을 알싸하닥 했을까?

소녀는 소년을 끌어안은 채 노오란 동백꽃 속에 파묻히고, 소년은 그제서야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해진다니....

2013년 3월 12일 완도 남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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