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만수무강 지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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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 「만수무강 지팡이」
  • 박정순 기자
  • 승인 2020.10.2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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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후(장흥 장평중학교)

 

장흥장평중학교(교장 김인순)에서는 올해 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특별한 수업활동을 하였다.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중 ‘마을에서 배우다(교사 도경진)’ 시간에 1학년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었다. 학생들이 직접 우리 동네에 사시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이야기 나눔을 통해 어르신들이 생활하시는데 어려움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고, 나무 지팡이를 직접 깍고 다듬어 안부인사와 함께 편지를 보내는 활동이었다.

설문 내용은 전교생이 모여 질문 하나 하나를 고민하고 의논하여 직접 만들었으며 학생 1인당 3~4명의 어르신을 만나 모두 82명의 설문을 모아 1학년이 정리하였다.

설문 결과, 식사가 만족스럽지 못한 분이 절반을 넘었고, 일상의 어려움으로는 ‘몸이 아픈 것, 외로움, 돈’ 순서로 답하였으며, ‘코로나로 인해 마을회관에 모이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점,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노인생활이 향상되기 위해서 ‘반찬배달, 지원금, 세탁봉사, 구급약품 지원 등이 더 확대되면 좋겠다.’고 답하였다. 홀로 사시는 어르신도 절반을 넘었다.

1학년 문여린 학생은 ‘옆집에 사시는 할머니를 찾아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처음에는 긴장되고 어색했지만 다행히 학교에서 준비한 선물(양말)을 드리니 좋아하셨고 손녀같은 친근한 분위기가 되어 한참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고 뿌듯해 했다. 학생들은 진정한 우리지역 주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좋았고 무엇보다 마을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보람이 있었다고 하였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꼭 쓰고 친구들과 몰려다니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릴 목공 지팡이를 1학년이 각자 1개씩 모두 11개를 만들었다. 나무의 껍질을 깍고, 지팡이를 이용하면서 다치지 않도록 사포로 부드럽게 만들고, 버닝기를 이용하여 태우고, 색도 칠하니 제법 고급져 보였다. 지팡이 하나 하나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말도 새겨 넣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만든 지팡이를 받으실 어르신을 위해 직접 쓴 손편지를 동봉했다.

학생들은 ‘국가에서 정한 노인의 날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대부분 면사무소에서 주관해서 어른들끼리의 행사로만 치러지는 줄 알았다.’며 ‘이렇게 학교 수업을 통해 참여해보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난생 처음으로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께 손편지를 써보며 긴장되면서도 흥분되어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 후 교육 활동을 이끌어 주었던 도경진 선생님께서 한가지 소식을 학생들에게 전해 주셨다. “얘들아~, 할아버지 한분이 학교에 전화를 하셨는데 너희들의 지팡이와 편지가 너무 고마웠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단다.”

학생들은 일제히 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 내년에 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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