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모가지는 물론 몸에도 온통 뽀송뽀송 놀한 솜털 두르고 다닥다닥 옹기종기 붙어 있는 모양이다. 우웃빛 얼굴에 푸른 빛이 들었다. 이빨 새 벌어진 순박한 촌놈이 히죽 웃는데 어떤 바람 추위에도 꽃잎 하나 떨지 않고 늘 의연하다.
겨울에 꽃피는 이유는, 번식에 유리하도록 진화한 결과인데 이들의 결실을 위해 벌이 중매를 선다는 소문이 돈다. 봄 여름 꽃에 비해 경쟁력은 확실히 높을 듯하다. 겨우내 퍼런 열매 독하게 키워 내년 모내기로 흘릴 농부의 땀을 시원하게 식혀 줄 거다. 어찌나 새콤달콤하던지 이녘 있는 거기 도착하기도 전에 물로 변할 것이니 때맞춰 내려 오시라. 비파 따러.
저작권자 © 굿모닝완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