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걸음, 소통 두 걸음, 희망 세 걸음"
상태바
"글 한 걸음, 소통 두 걸음, 희망 세 걸음"
  • 박정순 기자
  • 승인 2021.01.05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생교육원 문해 어르신들 시화집 발간

 

전세계가 코로나로 얼어붙은 2020년 12월 말, 평생교육원 문해 어르신들이 글을 엮어 시화집을 발간했다.

옆동네로도 이웃 나라로도

숨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이 늙은이가 도와줄 수도 없다.

늦깎이 학생으로 겨우 밟아 본 학교 문턱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칠십 넘어 다니는 학교생활이 행복했는데

선생님도 그립고 친구들도 그립다.

강정님(73세) / 2020년 전국 성인문해시화전 우수상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은 지난 시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울 수 없던 이들이 함께 모여 글을 배우는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이다. 매년 260 여명의 어르신들이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컴퓨터 미술 등의 초등교육 전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체험교육으로 은행체험, 북아트, 계산기활용법, 영화관람, 역사탐방, 편지쓰기, 소풍, 교내백일장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초등1단계, 2단계, 3단계 과정을 통해 초등학력을 취득하고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평생을 기다리다 이제야 글자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졌는데, 2020년 코로나가 학교 가는 길을 막아 학습자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했다. 코로나 사이사이 학교 가는 날은 즐거운 날이었다.

기다림 반 설레임 반 만남의 날

코로나 19가 막아버린 학교 가는 날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던 나날들

봄은 찾아왔으나 몇 차례인가.

저 멀리 멀어졌던 학교 가는 날

뜰 안의 감나무도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6월의 어느 날

웅크리고 가슴 조이며 기도하는 나에게

학교 가는 날이 찾아왔어요.

즐겁고 기분 좋은 학교 가는 날

안정순(69세) / 2020년 성인문해시화전 전남도지사상

이런 와중에도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에서는 철저한 방역을 하고 마스크를 쓰고서, 특성화교육사업으로 다문화다도체험활동이나, 컴퓨터 영상만들기 수업 등을 이어갔다. 하지만 배움을 갈망하는 학습자들의 배움의 욕구를 다 채울 수 없었다.

이번 시화집 <글 한 걸음, 소통 두 걸음, 희망 세 걸음>에서는 문해학습자들의 시와 일기, 편지, 체험수기, 학교법인화 축하 ‘2행시’, 사진으로 보는 교육활동 등을 담고 있다.

평생교육원 조영희 원장은 “어두움 밝히는 눈,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찾은 학습자들이 자신의 말을 글로 풀어낸 시화집 속 이야기는 지은이뿐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도 공감과 위로, 감사를 줄 것이다.”

며 학습자들의 용기에 기운을 보태 달라고 부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