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비전한글학교, 전남도 시화전에서 두 수상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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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비전한글학교, 전남도 시화전에서 두 수상자 내
  • 박정순 기자
  • 승인 2019.11.1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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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화자, 최오목(고금비전한글학교)

 

고금비전한글학교 발 희소식이 이웃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순천에서 열린 “2019 전라남도 문해한마당 시화전”에 출품한 고금비전한글학교 두 학생의 작품이 전라남도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화제의 수상자는 황화자(장중리, 79세) 씨와 최오목(칠인리, 72세) 씨다.
 

황화자 씨는 현재 5년째 상급반 학생으로 매일 살아온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써오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한 시는 그녀의 일기 중 내용으로 지난해 타계한 남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했다. “유방암 진단 받은 나한테 / 남편이 울면서 하는 말, // ”5년만 더 살어.“ / 그러던 남편이 / 먼저 하늘 나라로 갔다.” “손주 결혼식에서 울었다. / 아들이 동태찜 사도 눈물이 났다. / 며느리가 메이커 잠바를 사줄 때도 울었다. // 오직 한 사람 남편이 없어서.” 이날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한글학교 동료들 앞에서 시 “오직 한 사람”을 낭독한 황 씨는 다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작년부터 한글학교에 다닌 최오목 씨의 짧은 시는 긴 여운을 주고 있다. “새벽 네 시 / 아직 어둡지만 / 짐작으로 딴 고추가 / 다 잘 익었다. // 한글도 고추처럼 / 잘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막내에게 보내는 택배에 / 부친 짧은 편지 / 입으로 하는 말이라면 / 소설도 쓰겄다만 // 내년엔 4남매 모두에게 / 긴 사연 써 보낼란다.”(제목 “긴 편지”) 이날 시상식에는 최 씨의 딸 유리 씨(가수)가 축가 “보릿고개”를 불러 더 큰 감동의 자리가 되었다. 유리 씨는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엄마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교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SNS에서 두 작품을 읽은 시인 배철지 씨(완도읍)는 “엄마들의 가슴 속에 쌓였던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 쌓였던 말이 삭고 또 곰삭아도 나올 길을 찾지 못하다가 이제야 나오니 그야말로 절창”이라고 평했으며, 김영미 씨(고금도)도 “마음이 아프고 지극한 사랑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금비전한글학교는 지난 2011년 개교해 현재 고산로타리클럽회관에서 초급반, 중급반, 상급반 등 3개 반 50여 명이 문해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고금면 항동마을과 약산면 가래마을 회관에서 40여 명이 초급반 수업을 듣고 있다.
 

고금비전한글학교를 설립하고 현재 교사로 활동 중인 이홍길(전 고금초등학교 교장) 선생은 “고금중앙교회와 고산로타리의 큰 지원 덕분에 학교가 잘 운영돼 왔다”며 “앞으로 좀 더 안정된 교실 공간이 확보되어 더 많은 비문해자들이 공부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첫 출품에 두 명의 시화전 수상자를 낸 고금비전한글학교는 내년 2020년에도 고금면과 약산면에서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한글 공부를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화전 작품들은 오는 10월 25일 완도 해변공원에서 열리는 제9회 완도군 평생학습축제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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