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대교는 ‘소통과 화합’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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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대교는 ‘소통과 화합’의 다리
  • 박남수 기자
  • 승인 2019.11.13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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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대교가 개통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개통 이전과 이후, 고금도 사람들의 생활에 달라진 것들이 많습니다. 이제 고금도 사람들은 강진이나 장흥 대신 완도로 갑니다. 영화나 식사를 위해 또 병원 치료를 위해 가기도 합니다. 목욕이나 장을 보기 위해 갑니다. 장보고대교 개통 덕분에 가능해진 일입니다. 완도군의 적극적이고 시기적절한 유인정책 덕분이기도 합니다.

약산 당목을 출발한 녹색버스가 고금도와 신지도를 지나 완도군청까지 달리는 동안 세 개의 다리를 지납니다. 장보고대교의 개통 이전에도 이 구간을 운행했지만 배에 오르기 위한 승하차로 불편이 컸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더 다행한 것은 요금제의 변화와 운행 횟수입니다. 승차 거리와 상관없는 단일요금제(1300원)는 주요 승객인 노인들이 특히 반겼고, 30분 간격의 버스 운행 또한 이들이 아무 때나 완도행을 결심하기에 충분한 이유였습니다. 여기에 노인들에게 지급된 대중탕 이용권 지급도 한몫 했습니다. 이제 고금도, 약산 사람들은 완도로 갑니다.

처음에는 장보고 목욕만 하고 바로 돌아오더니 점점 체류 시간도 길어져 이제 좋아하는 식당도 생겼습니다. 119 응급차량은 강진의료원 대신 완도대성병원으로 달립니다. 주말마다 학생들은 멀리 목포나 광주 대신 작은영화관 영화 보러 갑니다. 또 마량 토요음악회 대신 완도 싱싱콘서트에 갑니다.

이 모든 변화들이 다리 하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 장보고대교는 절묘한 신의 한 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완도군의 정책들이 그 변화에 가속을 붙여 이제 장보고대교는 명실공히 완도 섬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소통과 화합의 다리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곧 개통 1년을 맞아 또 다른 의미있는 변화들을 위한 일들이 무엇일지 고민해야겠습니다.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와 과제 또한 많습니다. 장보고대교의 개통 이후 급속도로 늘어난 통행량 때문인지 교통사고도 많아졌습니다. 위험도로(77번국도)의 개선이 절대 시급합니다. 갓길과 보행자도로 같은 교통약자들을 위한 배려도 더 늦춰서는 안 됩니다. 장보고대교 양쪽 휴게소에는 변변한 화장실조차 없습니다.

고금도 사람들은 다리 건너 마량이 무척 임의롭습니다. 오랜 소통과 인연의 결과겠지요. 그래서 마량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고금도 얼굴들을 만나는 건 다반사입니다. 10년 전통의 마량 토요음악회에는 고금도가 낳은 명물이 한 사람 있는데 주연급 조연으로 마량음악회를 빛내고 있는 상징과 같은 막강한 존재입니다. 그의 장기는 어떤 장르의 음악에라도 맞춰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장보고대교 개통 후에 그가 마량 토요음악회 무대를 떠나 완도 싱싱콘서트로 옮겼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싱싱콘서트가 아직 마량 토요음악회에 대적하는 블록버스터가 되지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그의 이적을 기대해 봅니다.

섬과 섬 사이의 단절과 고립은 사실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점차 늘어나는 연도교들이 섬 사이의 거리를 좁혀줍니다. 장보고대교가 우리 섬 사람들의 소통과 화합에 기여하는 큰 오작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완도군의 정책들이 더 좋은 변화를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완도의 견우와 고금도의 직녀가 더 자주 만나도록 까막까치의 역할을 다해주길 희망합니다.

박남수(고금비전한글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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