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쓰는 부모님 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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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쓰는 부모님 전 상서
  • 이주원 기자
  • 승인 2021.05.05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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義松 이주원(굿모닝완도 편집부국장)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은 모두가 부모님과 자식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저는 부모님을 떠올리면 자식으로서 가슴이 아픕니다. ‘萬事之中 孝根本’이라 선현들은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자식으로서 도리를 제대로 했는가, 왜 부모님 마음을 헤아려 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가,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살아 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의 막내 녀석 무릎수술로 병원에 가려고 아침식사를 하면서 아버님과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막내 녀석이 속을 썩여서 정말로 미치겠다'고 아버님께 말씀 드렸더니 아버님은 “이제 내 속을 알겠느냐” 일갈하셨습니다. 제가 아버님 속을 평생 불편하게 했음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 한답시고 하라는 공부는 하지도 않고, 고향에 내려와 아무 것도 없는 놈이 정치한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자식을 참으로 한심스럽게 느끼셨을 겁니다.

“이제 내 속을 알겠느냐” 하고 저를 질책하셨던 말씀이 자식인 저에게 유언이 될 줄이야. 내가 아들 녀석 무릎수술로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것이다. 아버님 편히 모시게 취업해서 용돈이나 제대로 드려 볼 걸. 백수건달로 평생 부모님 젖만 먹고 살았으니 이게 무슨 자식입니까. 저는 부모님을 잡아먹는 살모사 새끼였습니다. 술이라도 먹은 날이면 아버님 사진을 보며 원 없이 울곤 합니다.

저의 어머님은 요양원에 계십니다. 치매가 일찍 시작 되셨습니다. 아들이라고 대학 가르쳐 놓으니 하는 짓이 학생운동 죄업으로 군대 기피한답시고 손가락을 자르고 오니 어머님이 엄청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살아갈 희망을 잃으신 어머님은 그때부터 술을 자주 드시더니 서서히 치매가 시작 되셨습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환자가 저녁만 되면 저 이름을 부르는 것이 요양원에서 저의 어머님 일과입니다. 그만큼 기대를 하시고 키웠던 자식에게 너무나 실망하시고 저렇게 누우셔서 그래도 자식이라고 제 이름만 부르고 계시니 저는 어떻게 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래도 자식이라고 꿈속에서도 아들을 위해 힘쓰고 계시는 아버님을 뵐 때면 그냥 눈물만 납니다. 저는 아버님 생전에 못하신 일 저 세상에서는 이루시라고 기도밖에 해 드릴 게 없습니다. 코로나로 자주 뵐 수도 없는 어머님, 그래도 건강하셔서 식사 잘 하시고 편히 오래오래 계셔서 효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밖에 할 게 없는 이 못난 자식을 용소하소서.

항상 제 옆에 계시는 아버님, 치매로 고생 하고 계시는 어머님!

제 남아 있는 여생 불효한 죄 참회하며 아버님!

저 또한 돌아가서 아부지를 뵐 날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겠으며, 불쌍한 우리 엄마 잘 보살필 게요. 못난 자식 용서 하소서! 옛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가 있듯이 불효자는 눈물만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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