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없는 북카페, 바다엔 쓰레기…'한국의 나폴리' 마량항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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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없는 북카페, 바다엔 쓰레기…'한국의 나폴리' 마량항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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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0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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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마량항 시가지.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줄어 한적한 모습이다.© 뉴스1


(강진=뉴스1) 박진규 기자 =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며 미항으로 명성이 높았던 전남 강진군 마량항이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풍부한 수산물과 볼거리 가득한 놀토 수산시장이 코로나19로 문을 닫고, 관광활성화 사업들이 지지부진하면서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한적한 어촌으로 변모해 가는 실정이다.

5일 찾은 마량 시가지는 주말임에도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한적했다. 바닷가쪽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몇 명이 눈에 띌 뿐, 횟집앞 수족관의 물고기마저 한가했다.

간간히 외지 차량들이 들어서지만 수협 위판장에 멈춰 수산물을 사 갈뿐, 식당을 들르거나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광주에서 왔다는 이모씨(67·여)는 "몇년 전 토요시장에서 공연도 보고 싼값에 해산물을 산 기억이 있어 모처럼 시간을 내 왔다"면서 "토요시장이 문을 열지 않고 딱히 구경할 게 없어 고금대교를 타고 완도로 넘어가 볼 생각이다"고 아쉬워했다.

 

 

 

 

 

마량 놀토수산시장 무대. 이곳에는 매주 토요일 음악회 등의 공연이 열리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으나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다.© 뉴스1

 

 


지난 2015년 마량항에 문을 열었던 놀토 수산시장은 전국에서 몰려 든 관광버스로 주차하기가 힘들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첫 개장 후 4주간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놀토 수산시장에 다녀갔고 37개 부스에서 이뤄진 매출액은 3억원이 넘었다.

음악회와 함께 아름다운 항구 풍경 등 볼거리가 풍부했고, 제철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산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들의 방문은 뚝 끊겼다. 22개나 되던 횟집도 상당수가 문을 닫고, 지금은 10곳 정도만 남았다.

마량 궁전횟집 사장 김성신씨는 "예전에는 오전에 문을 열면 문을 닫을 오후 7시까지 정신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왔었다"면서 "이제는 매출도 1/3도 떨어지고 직원도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당은 하루에 손님 한 팀 받기도 힘든 곳이 있다"고 전했다.

 

 

 

 

 

 

 

마랑항 앞바다에 해양쓰레기가 불법 적치되면서 미항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 뉴스1

 

 


마량항은 놀토 수산시장이 주 관광요인이었으나, 이외에도 이국적인 풍경의 수변공원과 항구가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까막섬 상록수림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거나 개발이 더디게 진행돼 관광활성화 계획은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강진군은 까막섬을 도보다리로 연결하고 주변에 데크길과 해상 낚시터, 풀장 조성 등 해상레저파크 계획을 세웠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자리 걸음 상태다.

또한 까막섬 주변 바지선에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진 쓰레기 들이 쌓여가면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주민 강모씨는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해양쓰레기가 하나 둘, 생기더니 지금은 십여개 이상으로 늘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면서 "미항 이미지를 해치고 공유수면을 불법 점사용하고 있는데도 강진군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34억의 예산을 들여 준공한 마량항 북카페. 지역 명소로 기대했으나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뉴스1

 

 


34억원의 혈세를 들여 준공하고도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북카페도 관광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북카페는 지난 2019년 4월 마량항 중방파제 인근 바다위에 2층 철골조 구조물로 완공됐으나, 당초 계획과 달리 책이 구비되지도 않고, 카페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장 A씨는 "수십억원을 들여 건축물을 지어놓고 오전에 문 열고 오후에 문 닫는 게 전부"라며 "이곳을 원래대로 카페로 운영하면 지역 명소가 될 건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군수 취임 이후 인근 가우도 관광사업에 집중하면서 마량항이 홀대받고 있다는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불평했다.

 

 

 

 

 

 

 

방파제에서 바라본 마량항 전경.© 뉴스1

 

 


이와 관련 강진군은 코로나19로 지역 관광산업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토로한다.

군 관계자는 "까막섬 관광자원개발사업이 국토부에서 전남도로 이관돼 다시 예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를 관광사업의 정상화 시기로 보고 마량을 포함해 강진 전체를 대상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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