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확장하고 산업을 부흥시키려면 영토를 넓혀야 했다. 섬이어서. 바다를 메워 공장을 세웠다. 반듯하게 도로를 놓고 가로수도 심었다. 선택된 나무들은 느티나무, 후박나무 등. 놈들은 잘 자라 차가운 공단 풍경을 푸르고 울창하게 만들었다. 공장들은 잘 돌아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쑥쑥 자라는 가지들이 지나는 대형 트럭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봄에 날리는 꽃가루와 가을 낙엽은 식품 공장에 불편함도 주었다. 졸지에 놈들은 천덕꾸러기가 됐다. 그래서 놈들을 뽑아내기로 했다. 어떤 놈은 한밤에 몰래 베어지기도 했다. 이제 몇 남지 않았다. 생각이 짧고 영혼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 그들은 땔감보다 못한 신세로 전락했다.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다른 놈으로 교체되는 신세가 되었다. 사람이 먼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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