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백신 특혜 접종 관련 자체 감사 보고서 “허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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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 백신 특혜 접종 관련 자체 감사 보고서 “허위로 작성”
  • 차광승 시민기자
  • 승인 2021.08.1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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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구두지시라고 말한 적 없어”(보건의료원 주무관)
사적인 의견 교환을 공적인 지시사항으로 조작해 보고서 작성
완도군백신접종센터
완도군백신접종센터

[굿모닝완도: 차광승 시민기자, 박남수 기자] 6월 중순 논란이 된 화이자 백신 특혜 접종 의혹과 관련해 전남 도청 지시에 따라 감사에 나섰던 완도군 감사팀이 작성하여 완도군 의회에 제출한 ‘예방접종센터 잔여백신 접종: 자체 조사 결과 보고’(이하 감사 보고서)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감사보고서 검토 결과 몇 가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5일 오후 3시경 정인호 기획예산담당관을 거쳐 감사팀 김 모 주무관과 통화를 했다. 김 주무관은 당시 감사팀장과 함께 보건의료원 및 예방접종센터 두 곳에서 감사를 실시한 이후 감사 조서를 작성한 사람이다.

이후 감사 조서를 바탕으로 의회에 제출할 감사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감사팀장 등 상급자(들)이 초안 수정에 관여했다. 이후 결제 라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신우철 완도군수가 결제 승인을 했다.

본지는 최초 30여분의 통화에서 충족하지 못한 정보를 확보하고자 8월 9일 오후 기획예산담당관실에서 직접 김 주무관을 약 2시간 가까이 면담하였다.

통화 및 면담 과정에서 김 주무관은 다음의 주장은 감사 조서의 내용과 다른 허위 또는 조작에 가까운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러하다는 취지로 인정했다.

감사 보고서 허위 부분:

(1) 또한, 전라남도에서 센터근무 공무원들은 접종대상에서 가급적 배제하라는 구두지시 전화가 있어 잔여백신 예비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음(감사보고서 5페이지 아래에서 세 번쩨 문단)

(2) 타 시군에서 공무원들만 접종한다는 비판 여론이 있어서 센터근무 공무원들은 가급적 접종을 자제하라고 전라남도에서 구두지시가 전화로 시달됨(감사보고서 5페이지 하단)

한편, 본지는 감사팀과 면담하기 며칠 전 전남도청 식품의약과 및 감염병 관리과를 대상으로 전화 취재를 하여 전남도에서는 해당 구두지시를 내린 적이 없거니와 추후 공문 또한 보낸 적이 없음을 명백히 확인했다.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하여 감사 과정 취재에 나서 사실 인정을 받았고, 재차 최종 확인을 위하여 오늘(10일) 오전 예방접종센터(농어민체육센터) 상황실을 찾아 해당 통화를 한 주무관과 면담을 하였다.

고등학생 접종이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접종 센터, 쌓여 있는 많은 공문, 어지러이 각종 데이터가 오가는 애플리케이션 화면이 떠 있는 상황실에서 주무관은 업무가 바빠 힘든 와중에도 기자의 질문에 친절히 답변했다. 주무관 답변을 요약하자면 감사팀과 면담하여 감사 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을 하였다.

전남도청에서 전화를 보건의료원측에 해온 것이 아니라 완도군의료원 주무관 본인이 도청의 업무 연관 부서에 전화를 하였으며 업무 처리 중에 잠시 화제가 다른 쪽으로 흘러 다음과 같은 대화를 하였다.


완도 주무관: 그나저나 화이자 잔량 폐기 최소화를 위하여 공무원도 예비 대상자 명단에 올리게 지침이 내려와 있는데 생각이 어떤가요?

도청 직원: 요즈음 공무원 백신 접종시킨다고 게시판 등등에 여론이 좋지 않다고 타 시군에서 이야기가 들리는데 가급적 공무원은 접종을 피하도록 하는 게 어떨까 싶네요.

완도 주무관: 그래요?


또한 주무관은 당시 이 대화를 지시 사항이 아닌 의견(견해)으로 인식하였다는 점도 분명히 기자에게 밝혔다. 전남도청 주무관은 대화 중 가볍게 던진 말에 개인의 견해를 피력한 것일 뿐이었음이 최종 확인된 것이다.

보건의료원 주무관은 질병관리청 지침이 자주 바뀌어 쏟아지는 수많은 공문 때문에 명확한 업무 기준을 설정하느라 힘들고 업무 과중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이지만 추후 관련 취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신우철 군수는 7월 22일자 완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 “전라남도의 ‘공무원은 배제하라’는 지시에 따라 센터에서 근무한 공무원은 잔여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감사 조서 열람 요청에 감사팀은 공공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조항을 들어 이를 거절한 바 있다. 본지는 앞으로 감사보고서에 적힌 몇 가지 사항에 대하여 연재 기사 형태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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