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 전 분야의 과감한 개혁이 완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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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 전 분야의 과감한 개혁이 완도 살린다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10.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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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수 입후보 예정자 인터뷰: 지영배의 작심비판 ②

오는 2022년 6월 예정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완도군수로 입후보할 예정인 분들로부터 완도군의 여러 문제들과 대안을 들어본다. 먼저 한전공대설립지원단장을 역임한 지영배 전남도 전 국장을 만났다(인터뷰․정리=박남수 발행인).

 

완도 5일장에 좌판을 깐 어느 어머님과 함께

 

앞으로 완도군 행정의 발전방안은 무엇인가?

첫째, 법과 원칙, 상식에 입각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 그러러면, 무엇보다도 리더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일을 부하 직원들에게 시키지 말아야 한다. 쓸데없는 일, 전시행정에 직원들을 동원하지 않아야 한다. 직원들도 위에서 시킨다고 법과 원칙에 벗어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이 결기와 영혼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나의 경우, 국무총리 비상기획위원회 인사담당(6급) 시절 기능 10급을 채용하는데 사무처장(1급)이 법규에 어긋난 지시를 하자 그 내용을 경위서로 작성하여 사무처장의 사인을 받았다. 그 덕분에 중앙인사위원회 인사감사에서 다치지 않았고, 오히려 감사반원들이 추천하여 중앙인사위원회로 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남도 혁신도시지원단장 시절에도 문제를 발견해 처리방안까지 행정부지사에게 보고했는데 법규에 맞지 않는 지시를 하자, 지시 내용을 행정부지사가 문서 표지에 자필로 쓰게 하고 서명을 받았다. 이외에도 법규를 거스르는 지시를 받을 경우 예외 없이 근거를 남겨 내 자신의 명예를 지켰다. 물론, 윗사람의 그릇이 되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둘째, 능력과 실적에 입각한 인사행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이 순·줄서기 인사로는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안되기 때문이다. 인사는 상대가 있어서 모든 이가 승복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승진이나 차기 전보대상 직위를 예측할 수 있는 보직경로를 정하고 가급적 이를 지켜야 한다. 특히 대정부·국회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사무소 직원은 최고의 에이스를 공모하여 3년 정도 인맥을 쌓게 한 후 남보다 빨리 승진시켜 기획예산담당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군 인사의 꽃인 사무관 승진은 승진후보자 순위와 함께 중앙부처에서 고위공무원 승진 등에 적용하고 있는 평판조회(reference check)를 도입할 것을 권한다. 대민행정이 주를 이루는 군 행정에서는 읍면장과 과장 승진 시 직원들과 군민들의 ‘평판’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인사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하위직급 대표자 1~2명을 승진심사위원회 회의에 참석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것은 내가 중앙부처에서 인사담당을 하면서 제안했던 것이다.

셋째,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는 행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부서별로 업무편람을 꼼꼼히 만들고 수시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큰 사업을 할 때는 처음부터 모든 보고서, 문서, 메모보고, 보도자료, 의회 요구자료, 민원 등을 백서 형태로 제작하면서 일을 하고, 책자로 발간하여 자료실에 비치해 유사 시 지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방행정이 대부분 집행업무이다 보니 공무원들이 ‘법규’ 해석 능력이 특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새내기 시절부터 ‘법제실무’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막무가내로 일을 처리하지 않게 된다. 중앙부처 국·과장 특강, 글쓰기 책자 등을 통한 보고서 작성훈련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문제와 답안지로 묶어 학습하게 한 후 승진 시 필요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기본기를 차근차근 쌓아야 특히 중앙부처 사업 공모 시 논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잠재울 수 있다. 중앙부처 인맥관리도 중요하다. 모든 직원들이 업무로 알게 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10년 정도만 일사분란하게 관리한다면 완도군의 국비확보액이 달라지게 된다. 직원들이 교육훈련을 통해 자기계발과 인적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넷째, 군정의 방향을 똑바로 정하고 가야한다. ‘해양치유산업’이나 ‘해조류 박람회’는 독자적으로 추진해서는 성공하기가 어려운 사업이다.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해조류, 전복, 흑염소 등 요리, 해조류 광어 패치 햄버거, 황칠·비파·유자 술 등), 볼거리(역사·문화·관광 명소 재정비, 예술자원 신규 확충 등), 즐길거리(각종 공연·축제, 치유 등)가 한 데 결합된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관광자원을 개발한다는 명분 하에 마구잡이로 ‘시멘트’를 발라서는 안 된다. 관광객들이 완도에 오는 것은 자연 그대로를 보기 위한 것이지 시멘트 덩어리로 범벅이 된 어설픈 풍경이 아니다. 그 동안 무분별한 개발로 손상된 곳은 재자연화가 절실하다.

최근 완도 시내 여기저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층 주상복합 건축허가도 완도군의 경관과 교통 등을 희생시켜 업체에 이익을 부여하는 만큼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기부체납 등 공공기여 방식으로 환수하여 지역에 필요한 공공시설 등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전협상제’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사전협상제도란 용도지역 변경 등으로 대규모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개발지구에 대해 기반시설의 설치 또는 설치 비용 제공 등을 사업자와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자가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다. 광역단체로는 2020년 6월 기준 전남․충남․세종․제주를 제외한 13개 시․도가 도입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한전 부지를 개발한 현대자동차로부터 약 1조8천억원을 환수했다. 이 제도는 관련 법에 따라 도 조례로 제정해야 하므로, 일단 전남도에 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조례 제정 전이라도 사전협상제도의 취지를 살려 업무를 추진해야만 된다. 그래야만 온갖 특혜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방파제 건설은 수질 오염 우려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태양광과 해상풍력은 지속적인 소통과 보다 투명한 행정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포럼’을 만들어 토론을 통해 군정에 필요한 정책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숙성해 나가야 한다. 이는 현장에서 ‘숙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최적의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전라남도 기업도시담당관 시절 F1경주장 시상식에서

 

완도 경제의 문제와 살리기 해법은 무엇인가?

주력상품인 전복은 당장 4~8월까지 출하되는 물량 중 시장성이 떨어지는 14~20미의 1/3 정도를 해소하는 것이 당장 시급하다는 얘기가 많다. 전복 어가들의 소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된 완도전복주식회사가 이를 맡아 가공·판매하는 것이 좋겠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는 가공단지를 조성하여 다양한 제품 출시 및 물량 확대, 마케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교부와 현지 공관을 통한 해외 수출시장 확대도 꾸준히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어류 양식은 코로나19 시대 ‘집콕’ 족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회를 배달해 먹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고, 앞으로도 이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 대폭 확대 등에 맞추어 양식어가들의 부가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도록 선어회 가공단지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해조류는 수출전략 품종인 톳·김 양식어장 확대, 새로운 건강식품 개발(톳 절임 등), 의약품 원료 생산(당뇨·치매치료제로 쓰이는 제주산 감태 양식) 등을 추진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농업은 군 행정에서 맨 꼴찌라는 불만(2021년 총예산 5,485억원 중 농업분야는 371억원, 수산·어촌분야는 1,066억원)이 많다. 농산물 판매 확대와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산업구조를 질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본다. 국비사업 발굴, ‘로컬푸드 직매장’과 ‘농산물유통가공센터’ 건립 등 인프라 확대, 영세·취약농가 지원사업(소규모의 시설하우스 설치·농기계 및 농자재 지원, 소형 농산물저온창고 지원, 공동방제 등) 확대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육아, 교육, 의료 등 정주여건이 톱니바퀴처럼 함께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특히, 교육은 학생들의 진로체험 및 방과후 활동 지원, 고등학생 저녁급식 지원, 우수교사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마련, 우수대학 진학률 제고 등에 힘써야 한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려는가?

특권과 반칙이 아닌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세상, 돈이 전부가 아닌 인간과 이웃을 배려하는 건강한 공동체, 강자와 가진자들이 약자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그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한 사회, 우리 삶의 터전인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혜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존경하는 자신의 정치인은 누구인가? 그 와의 인연이나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가?

직접 접한 인연은 없지만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해 군사정권에 저항하여 혹독한 고난을 치렀고,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끝까지 민족의 화해와 공존, 번영을 미래로 제시했다. 완도군의 일그러진 현실을 보면서 김 대통령이 말씀하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와 ‘서생적 문제 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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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중학교 졸업식에서 

 

완도군민들에게 바라는 자신의 마음과 각오는 무엇인가?

우리 완도는 장보고의 개척정신, 이순신의 호국정신과 함께 윤선도의 선비정신 등이 살아 숨쉬는 자랑스런 고장이다. 이런 빛나는 전통을 가진 완도 군민들의 안전과 삶을 지켜야 할 군수가 일부 특권세력과 손잡고 내로남불을 일삼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이제는 군민들이 나서야 한다. 옳은 줄 알면서도 ‘당장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으니까, 괜히 시끄러우니까’하고 회피한다면 완도의 미래는 뻔하다. 장보고 대사가 ‘환생’한다면 정말 ‘환장’하지 않도록 ‘행동하는 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장된 출세의 길을 떨치고 나온 제가 고향의 재도약을 위해 그 대열의 맨 앞에 서겠다. 조병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로 제 마음을 대신하고자 한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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