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유튜브 채널 ‘희망완도’ 구독자 의혹의 전말

의혹 제기자의 사과문 발표로 마무리 기존 패턴을 벗어난 단기간 급증은 당연한 '의혹' 제기의 대상

2022-07-29     차광승 기자

7월 중순 완도 영상제작업체 박 아무개 사장이 완도군 홍보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희망완도"의 구독자 수가 단기간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구독자 수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완도군 공무원 노동조합 자유게시판과 페이스북에 게재하였다.

박 사장은 유명한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인 NoxInfluencer(kr.noxinfluencer.com)와 쇼셜블레이드(www.socialblade.com)에서 '희망완도' 채널 구독자 및 조회수 추세를 분석한  데이터를 열람한 이후 이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였다.

박 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두 사이트 분석 자료를 보면 5월 말까지 약 1500명 선이던 구독자 수는 6월 초순 약 10여일에 걸쳐서 약 6천 명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오며 국가별 구독자 분포 다이어그램에서 한국인이 아닌 인도인. 미국인, 스페인 등등이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희망완도' 채널은 2013년 개설 이후 2022년 4월말까지 약 9년간 누적 총 구독자 수가 1500명 선이었다. 그런데 올해 6월 초 갑자기 9년 누적 구독자 총수를 4배 상회하는 6천 여명이 10일 정도라는 단기간에 폭증한 것(현재 약 8천 300명 수준)은 누군가의 인위적인 개입이나 조작이 있지 않냐는 것이 박 사장의 추정이었다.

본지는 녹스인플루언서와 쇼설블레이드 자료 분석에 나섰고 두 사이트의 분석 자료는 실시간(real-time) 집계 자료가 아니며 빅데이터와 통계 기법을 활용한 기간별 추산 데이터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구글 유튜브 채널에서는 '스튜디오'라는 채널 데이터 관리 기능을 제공하며 여기서 누적 구독자 수와 조회수 데이터를 1일 단위 실시간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또한, 구독자 국적 분포 데이터의 경우 실제 데이터가 아닌 견본 데이터였으며 박 사장이 이를 실제 데이터로 오인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본지는 이러한 사실을 박 사장과 군청 홍보팀에 전하고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데이터와 두 사이트의 분석 데이터를 비교 검증하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제안을 양측에 하였다.

군청 홍보팀장은 본지와의 통화를 거쳐 적극적으로 의혹 해소에 나서는 한편 박 사장에게 '스튜디오' 자료를 보여줄 테니 직접 군청 홍보팀에서 이야기를 나누자는 글을 완공노 홈페이지에 올렸다.

비교적 젊은 30대 초반이라 군청 당직자들이 많이 있는 홍보팀에 혼자 나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 박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군청 당직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당사자간 대면 의혹 해소를 바랐던 본지는 결국 독자적으로 홍보팀과 연락하여 '스튜디오' 데이터를 열람하였다.

그 결과, 두 사이트 분석 데이터상 약 10일에 걸쳐 폭증한 것이 아니라 5월 9일부터 5월 20일까지 13일간은 하루 최저 151명에서 최고 651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간 누적 구독자 증가수는 3425명으로 기존 8년간 누적 구독자수 1577명을 2배 상회하는 값이다.

이후 5월 21일부터 7월 18일까지 58일간 구독자 증가수는 99명...79명....50명....24명...60명...46명...17명 등으로 17명에서 99명 사이 구간을 오간다. 이 기간 증가인원은 약 3000여명이다. 따라서, 누적 구독자수는 기존 구독자  1577명 + 3425명 + 약 3000 명 = 8000여명이다.

기존 몇 년간 구독자 수는 그래프 기울기로 표시하자면 거의 평행선에 가깝다. 한 달에 불과 10~20여명 증가하는 수준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그런데 5월 8일을 기점으로 13일간 3425명이 증가한 이후, 약 2개월에 걸쳐 한달 1500명(총 3000여명) 수준으로 역시 적잖이 증가해오고 있다.

누적 구독자 수 그래프(희망완도)

박 사장은 두 분석 사이트 추산 자료를 근거로 약 10일만에 7000명 가까이 폭증하였다고 의혹을 제기하였는데 물론 이는 정확한 실시간 데이터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데서 나온 잘못된 주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홍보팀 희망채널 '스튜디어' 실시간 데이터가 보여주듯이 13일에 걸쳐 3425명, 그 이후 약 2개월에 걸쳐 3천여명 증가는 대상 기간이 조금 늘어난 것일뿐, 위의 그래프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기존 8년간의 완만한(수평에 가까운) 기울기 패턴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구독자가 급증하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단기간 급증 현상과 관련하여 본지는 장보고 축제에 행사 가수로 참여한 인기가수 '영탁'(5월 8일 영상)과 '비와이'의 공연영상을 유튜브에서 보려고 몰려든 팬클럽 회원들이 5월8일부터 희망완도 채널에서 영상을 보았고 그 과정에서 일부 회원이 희망완도 채널 구독 버튼을 눌러 단기간에 급증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론을 하였고 홍보팀 주무관 역시 이러한 해석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두 가수의 팬클럽 회원들이 과연 영상 하나를 보기 위하여 희망완도 채널의 구독자로 가입하기 위하여 '구독' 버튼을 누를 유인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앞서 가수 영탁이 완도군 전복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전국의 팬클럽 회원들이 버스를 대절하는 등 완도와 완도군청을 방문한 바 있고 군청 홍보팀에서 희망완도 채널 활성화를 위하여 팬클럽 운영진에게 구독 권유를 했을 개연성도 충분하며 그것 자체를 나무라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다. 실제 단기간 구독자 급증은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실제로 두 가수의 20개 가까운 동영상 조회수가 약 400만회를 기록하여 희망완도 영상 조회수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총 홍보 동영상 244개에서 20개를 뺀 224개 동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어림셈으로 동영상 1편당 1,100회 정도에 그친다는 점이다. 또한 축제 기간인 5월 8일부터 구독 회원수는 급증했지만 그에 비례하여 희망완도 본연의 홍보 동영상들 조회수가 급증했느냐 하면 여전히 200~1,000회 정도로 기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해프닝과 별개로 군정 홍보용 '희망완도' 채널 동영상 (외주) 제작에는 연간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군정 홍보 대표 사이트로서 이 채널의 조회수가 2000~1,000회 정도로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지나치게 낮다는 세간의 비판에 홍보팀이 귀를 기울여 앞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홍보 매체로서 거듭 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홍보팀장은 그러한 의혹이 있다면 박 사장이 홍보팀을 직접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완공노에 일방적으로 단정적인 어투로 의혹을 제기했다는 점, 그리고 해당 채널을 담당하는 주무관이 마음 고생을 많이 한 점이 못내 아쉽다고 덧붙였다.

홍보팀 취재 내용과 데이터를 본지에게서 전달받은 박 사장은 자신은 군정에 대한 신뢰가 낮고, 군청에서 적극적으로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고 소회를 밝히고 홍보팀의 요청대로 완공노와 페이스북에서 해당 게시글들을 삭제하는 한편 완공노 자유게시판에 정식으로 정중한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