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냄새

2023-01-27     박남수 기자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섬놈들은 저마다 특별한 후각을 갖고 있다. 봄을 냄새로 맡아낸다. 겨울이 봄에 밀리면서 무장 다가오는 냄다. 해도인들에게 겨울은 바다와 태양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고 타협이었다. 그렇게 해우(김의 완도말) 철이 끝나갈 무렵, 포래(파래의 완도말)가 바닷가로 밀려들 즈음에야 마침내 봄은 나른하게 왔다. 겨울과 기나긴 싸움이 끝난 것이다. 얼어붙은 형흥리 바닷가에서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그 냄새를 맡았다. 술과 담배와 서울과 삼겹살에 망가진 내 코가 그 냄새만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011년 1월 27일 완도 군외면 영흥리 바닷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