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義松 이주원(굿모닝완도 편집부국장)

2021-05-26     이주원 기자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 왜 태어났으며, 지금 무엇을 왜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왜 성취해야하는가. 항상 아침에 깨어나서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나는 나의 삶에 최선을 다했는가. 너무 무뎌진 삶을 무기력하게 되돌아보며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음은 공허함인가. 무슨 거창한 인생인 마냥 뜬금없는 생각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조선일보 유명 칼럼리스트이자, 동양학자 조용헌 선생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할 몇 가지를 말했다. 첫째, 남에게 베푸는 적선을 하라. 둘째, 스승을 모셔라. 셋째, 공기 좋고 물 좋은 곳 신성한 기운을 찾아 여행하라. 넷째, 명상과 운동을 하라. 무엇보다 중요하게 강조한 것은 적선이었다. 남을 위해 베풀라는 것이다. 당대에는 복을 못 받을지언정 후대에게는 꼭 복이 돌아온다는 삶의 진리를 말했다. 남에게 베푸는 것이 돈으로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 베푼다면 더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럼 나는 정작 얼마나 베풀고 살았는가 묻는다면 정말 부끄러울 뿐이다.

어느 현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벽에도 기대지 말 것이며, 도움을 구걸하지 말라 했다. 설령 밥 한 그릇을 얻어먹더라도 잊지 말고 갚아라. 신세를 많이 지면 보은 줄에 걸려 자신의 일을 헤쳐 나갈 수 없음을 경계하였다. 그러나 나는 남을 의지하며 살아가려하지 않았는지 반문하며 타인에게 많이 베풀지 못하고 살아왔음을 반성한다. 인간이 이슬처럼 사라진다한들 남에게 신세만 지고 사라지는 것은 너무 비참한 인생이다. 남에게 신세지지 않는 인생이 베푸는 삶이다.

어느 고승의 마지막 한 마디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오’이다. 왜 이 말을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삶에 대한 겸손의 말이고 아무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해탈의 경지에서 하는 무념무상 도통의 말이다.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심법이요 어떠한 것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인생을 살라는 말 같다. 우주 자연과 하나 되어 누구와도 척을 짓지 말고 주어진 대로 순응하며 욕심 부리지 말고 살아가라는 말 같다. 인간이 무엇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마음이든 금전이든 베풀기 위해 사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