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운 시엄마 같은 산자고

산자고/백합과 조약도 삼문산

2020-03-09     박남수 기자

양지 바른 논밭 사이, 야산 초입 혹은 잡풀 사이. 이순신 장검 같은 두 자루 질단하고 풀한 이파리가 날캄하다. 그 새다구. 가늘고 긴 모가지 끝에 착한 꽃 하나 위태롭게 늘어져 매달렸다. 한나둘 혹은 떼지어. 딴놈들이 봄여름 빛과 영양을 멋으로, 힘으로 혹은 세력으로 독차지하려 다툴 때 이놈만은 서둘러 먼저 피더니 언능 추수까지 끝낸다. 글고 다시 내년 봄을 기다린다. 자애로운 시어머니(자고 慈姑)란 이름으로 봐선 속깊은 내막이라도 있을 듯싶다. 며느리랑. 함 찾아 보시라. 코비드 창궐해도 봄은 폴새 왔으니 낼은 어짜요. 산자고 핀 가찬 들로 산으로 가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