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의 별스런 식성

고금도 봉명리, 3월12일

2020-03-12     박남수 기자

우리 섬에는 까치 대신 때까치가 많아요. “때까때까때까” 시끄럽게 울지요. 이놈이 생태 지표종(ecological indicator)이라니 귀한가봐요. 여긴 징한디. 

글쎄 요놈이 별스런 짓을 잘 해요. 조류 전문가 해남 오영상 님에 따르면, 때까치가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네요. 도마뱀이나 개구리 따위를 나뭇가지나 가시에 꽂아 걸어둔대요. 한참 전에 유자나무 가시에 몸이 박힌채 죽어있는 도마뱀을 봤는데, 오늘은 황근(노란무궁화) 가지에서도 봤어요. 봄 구경 나왔다가 ‘도살자’ 때까치에게 당해 박제돼 볕에 말라가는 도마뱀이 참 안됐어요. 이도 자연의 질서인 걸 어쩌겠어요. 먹이로 저장했으니 언제쯤 먹나 지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