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딸기/장미과/고금도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뱀 들어간 풀이 그리 명예로운 건 아니다. 서양에서는 사탄 아닌가? 뱀딸기인데, 여느 딸기처럼 달거나 신 맛이 없고 밋밋하다. 땡기지도 않은데 어려서 하도 먹을 게 없다보니 먹고나서 아직껏 그 맛을 기억한다.
뱀처럼 바닥을 기어다닌닥 해서 뱀딸기로 알았는데, 어떤 이는 뱀이 몸에 상처를 입으면 뱀딸기를 먹거나 몸에 발라 스스로 치료한닥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한때 요 뱀딸기에 항암성분이 어쩌고 화제가 된 것도 같다. 그러나 놈의 사는 꼬라지가 하도 저급한 지라 결국 다시 비호감으로 남아 종족보존에는 큰 문제 없게 되었다.
어려서 이거 먹을 때 속눈썹 하나씩 뽑고 먹었다. 맛도 없는 것을 왜 굳이 털까지 뽑아가며 먹었는지는 모른다. 돌이켜보면 어려서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먹고 자랐는데 왜 이리 여기저기 부실이고 문제투성이며 빵구만 나는 지 도대체 모를 일이다. 부작용인가?
2012년 6월 8일 고금도 충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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