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여남은 엄마들이 황진리 넓은 밭에서 고구마 캔다. 해남에서 왔단다. 캔 고구마는 해남 공장으로 간다고 했다. 트랙터에 달린 완도에서 못 보던 고구마 캐는 기계가 땅 속을 파 뒤집고 지나가면 젊은 엄마 둘이 고구마 잎과 줄기를 떼서 고구마 뿌리와 분리한다. 그러고 나면 엉덩이에 방석 붙은 나이 자신 엄마들은 자기 역할대로 작업한다. 호미로 고구마를 캐서 한 데 모으는 분들, 포대나 콘테이너에 담는 엄마들로 나뉜다. 잠시 쉴 참도 없다. 내가 걸어대는 농담에 댓구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미안시러운 모양이다.
늙어 쉴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허리 휘어지는 일에 매달린다. 집에서 놀면 뭐하냐는 식이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도 없다. 일당 받고 일한다. 그래서 쉴 틈도 없다. 십장 엄마 눈치도 본다. 예전 같으면 샛것이랑 식사는 주인이 내는 법인데 지금은 각자가 도시락을 싸와서 함께 먹는다. 일 끝나면 이들을 태워가는 기사가 따로 있다. 일감 알선하는 업체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니 해남 엄마들이 완도에서 일하고, 완도 엄마들이 해남이나 더 멀리서도 일 한다. 소유와 경영과 노동이 분리된 시대에서 엄마들은 일당 노동자다.
싸온 도시락 드시는 것 보고 돌아왔다.
2011년 10월 28일 완도 황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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