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누군가 그랬다. 장미가 아름다운 건 가시가 있기 때문이라고. 유자가 익어가는 계절. 유자향이 참 좋다. 유자의 맛은 더욱 좋다. 유자가 좋은 것도 가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독한 가시가. 그 가시에 찔리면 아프다 못해 아리다. 무장한 고금도 엄마들, 그 가시를 피해가며 놀놀한 유자 딴다.
여름 태풍에 바다 피해가 컸다. 농작물 피해 역시 컸다. 유자 역시 바람에 흔들리고 그 독한 가시에 찔려 작은 탱자가 되부렀다. 그 태풍을 이긴 얼마 되지 않은 놈들을 지금 수확한다. 가격이라도 좋은 줄 알았는데 그도 아닌 모양이다. 이래 저래 농민들 한숨만 늘어간다. 수확도 줄고 값도 좋지 않으니.
고금도에는 유자가 많이 난다. 그래서 고금도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 이름도 월송축제에서 유자축제로 바꿨다. (월송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가묘터가 있는 작은 소나무숲 월송대에서 따왔음) 그런데 더 기막힐 일은, 고금도 유자가 다리만 건너면 고흥유자로 둔갑한다네. 고흥에서 가공돼 맛난 유자차가 된다고. 이래 저래 애터질 일이다.
2012년 11월 13일 고금도 영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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