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방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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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방재의 날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4.02.15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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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숭례문(남대문)이 오픈을 눈앞에 뒀단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기에 불에 탔었다(2008년 2월 10일). 5년만에 지었으니 대단하다. 남들은 건물 하나 짓는데 백년, 이백년 하는데 우리는 국보1호 짓는데 5년이 채 안걸렸으니 이 역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인가? 아니면 뛰어난 삽질근성인가?

암튼 그 1호가 불에 탄 덕분에 관리인 제도가 신설됐다. 그래서 내가 국가사적 114호인 고금도 충무사 관리인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쥐꼬리 봉급이지만(법정 최저임금 4580원 시급) 그래도 처음으로 충무사가 연중 문을 연 최초의 사건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 이제 나도 초야로 돌아간다. 쥐꼬리 예산도 아깝고 줄이자는 얘기다.

어제(14일) 충무사 중삼문 바로 앞에 현수막 하나 걸렸다. 문화재 방재의 날, 2월 10일이면 남대문 불난 날 아닌가? 올해가 3회라면 맞다, 남대문 화재 이후 제정된 날이겠다. 그 현수막에 "사후복구에서 사전예방"이라 했다. "비상시에서 일상관리"라 썼다. 근데 말은 바로 해야지. 사실 정반대 아닌가? CCTV를 달았으니 방화범 얼굴사진 판독하여 쉽게 잡을 수는 있겠다. 그게 사전 예방은 아니쟎나? 그리고 현수막을 걸려면 사전에 걸어야지 방재의 날이 언제인데 이제사 걸면서 사전예방을 자랑하는가? 이게 공뭔의 '일상적' 태도며 능력인가? 한심한 벼슬아치들이여.

일본놈들이 강제로 빼앗아간 국보급 문화재들의 반환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일본놈들은 우리 문화재들에 대해 훔쳐서라도 가지려는 깊은 애정과 안목이라도 있었는데 우리는 어떤가? 국보1호 남대문 재영업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지는 이유다. 관리인 자리가 빈들 사적 충무사가 뭐 어찌 되겠는가? 허나 아쉬움은 크다. 시행 1년만에 효율성과 예산 삭감을 이유로 다시 빈집으로 둔다니 말이다. 

2013년 2월 15일 고금도 충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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