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 군정 평가와 또 다른 4년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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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 군정 평가와 또 다른 4년의 전망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04.1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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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1일 200, 300명 급증할 때 신우철 군수는 최근 12개 읍면을 순회하면서 ‘2022 군민 행복 정책 토크’를 마쳤다.

신 군수는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와 고금~고흥 간 해안관광도로 건설, 노화~소안 연도교 건설 등으로 접근성이 개선돼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립난대수목원, 해양치유산업, 해양바이오산업이 추진되면 경제적 효과, 일자리와 관광객이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 5만개 이상 일자리가 생기고 500만 관광시대가 열리며 연 5조원의 소득을 기대한다고 했다. 신 군수는 이를 백년대계라 했다. 그가 제시한 밝은 미래와 지금 우리가 처한 어두운 현실을 냉철하게 비교해 보자.

올해 안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해양치유센터와 기후센터, 문화센터 등 사업으로 완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다양하고 놀라운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할 것이다. 청정바다 수도에서 나는 해조류와 수산물과 자연그대로 농축산 웰빙 식단이 제공될 것이고 물조차도 수목원에서 개발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오늘과 내일은 많이 다르다. 노화읍과 보길도 주민들은 최근 ‘4일 단수 2일 급수’로 샤워는커녕 식수도 구하기 어렵다. 아프리카 최빈국도 아닌 21세기 한국에서 어찌 이게 가능한 일인가? 지난 8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현실은 이리도 각박하고 처참한가? 그냥 운이 없었는가?

하계 시즌에도 스키 선수들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럽에서 개발됐다는 노르딕워킹은 스틱을 쥐고 걷는 운동이다. 해양치유산업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보급되고 있다.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과 명사갯길에서도 행해지고 요즘은 읍면 지역으로도 확대 보급되고 있다. 확 트인 바닷가에서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바른 자세로 걸으면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고금도 회룡리 사는 주민은 걸어서 고개 넘어 상정리 친구를 만나러 갈 수 없다. 보행자 도로도, 갓길도 없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노르딕워킹은 달나라 이야기이다. 전동스쿠터를 타고 면사무소라도 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승격 국도는 어쩌면 500만 관광객을 위한 비단길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나고 자란 주민들에게 국도승격이 무슨 소용인가? 그들에게는 걸을 권리도, 자유도 없다. 현실은 이렇듯 녹록치 않다.

해양치유센터를 운영할 해양치유공단 직원들에게 제공할 숙소 마련을 위해 명사십리해수욕장 펜션 2동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완도군은 그들에게 더 많은 복지 서비스를 오래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들이 안정적으로 해양치유 미션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섬으로 인사 조치된 우리 공무원은 40년 된 숙소에서 푸념하며 살고 있다. 방안에 친 텐트 속에서 겨울을 나며 도청으로의 전출을 목표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텔레비전 소리는 감내해야 한다. 보일러실을 개조한 좁은 방에서 사는 보건소 직원의 소원은 하루라도 빨리 이 섬을 나가는 것이다. 미래의 외부인을 위해서는 저렇듯 후한데 오늘 우리 식구들의 복지에는 이렇게도 후지게 산다.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완도까지 3시간이면 족하고 고금에서 고흥까지 승격된 국도가 연륙교로 이어지면 500만 관광객이 완도로 몰려올 것으로 신우철 군수는 예측한다. 매년 5조원의 관광수입이 보장된다는 꿈 같은 비전이 언제나 가능할까? 신우철 군수는 우선 예타 면제를 이야기한다. 중앙 인맥도 거론한다.

그런데 500만 명이 나고 들 신지대교 입구 넓은 공터에서는 오늘도 고용된 외국인들이 하얗게 색이 바랜 꼬시래기와 미역귀를 말리느라 주변을 의식할 여유조차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해조류의 천국답다. 어느 섬이라고 예외없이 바닷가에는 쓰레기 반 모래 반이다. 청정바다 수도 선포는 이제 옛 추억일 뿐이다. 지난 8년 간 성과인 아름다운 풍경이다. 식약처 발표대로 우리는 매일 16개의 플라스틱을 먹으며 산다.

최근 의미 있는 토론회가 있었다. 갯벌이 농토보다 1,000배 이상 가치고 있고 완도 바다양식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며 해남과 강진 사이에 있는 간척지(사내호)를 역간척하자고 모 단체가 주장했다. 신우철 군수가 참석해 뜻깊게 생각한다며 응원도 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의 의미를 살리려면 그들은 해양치유산업과 완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해수욕장 사구에 박고 있는 수백개 쇠말뚝을 100년 후 누군가 고통스럽게 뽑아내자고 주장할 것을 알아야 한다. 역치유를 위해.

신 군수는 지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3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장밋빛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그런데 현실은 참으로 어둡고 고통스러운데 그는 지난 8년에 대한 성찰과 반성 없이 앞으로 백년을 또 약속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가까운 4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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