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빈의 나무이야기)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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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의 나무이야기) 공생
  • 문정빈
  • 승인 2022.06.1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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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문정빈(문농약사 대표)

식물은 조용하고, 수동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론 적을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하고, 공생하는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한다.

각기 다른 두 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을 때 우리는 그 두 종이 ‘공생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보통 공생은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것을 말한다. 그예로 꽁무니로 단물을 주는 진딧물과 진딧물을 지켜 주는 개미, 그리고 땅콩‧완두와 같은 콩과 식물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라는 세균이 혹처럼 붙어 산다. 콩과 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을 받아 식물이 잘 자라고 열매를 맺는 데 중요한 양분인 질소를 얻는다.

자연의 이런 공생 관계는 한 번 맺어지면 끈끈한 우정처럼 변함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공생 관계가 생각보다 아슬아슬하고 변하기 쉽다고 한다.

공생 사이에도 주고받기는 철저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한 개체의 콩과식물 뿌리 가닥을 둘로 나누고 한쪽의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보통의 공기를, 다른 한쪽에게는 질소가 적게 든 공기를 줬다. 한쪽 뿌리의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고정을 잘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러자 콩과식물은 질소를 잘 주지 않는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산소와 영양분을 적게 주는 걸로 나타났다. 콩과식물이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얼마나 주는지 알고 또 거기에 따라 자신이 주는 것도 조절한다는 의미다.

공생은 넓은 뜻으로는 한 쪽만 이익을 보는 경우도 포함한다. 그래서 공생을 상리공생, 편리공생, 기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상리공생은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 편리공생은 한쪽만 이익을 얻는 관계, 기생은 한쪽은 이익이지만 한쪽은 손해인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구분도 현대 과학의 연구결과 쉽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정복의 대상으로 보기도하고, 공생의 대상으로 보기도 한다. 중요한 건 우리 세대가 어떤 관점으로 자연을 대하냐에 따라 다음세대의 마실 물과 숨쉬는 공기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환경 파괴가 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역설에 낙관하는 것도 잠시, 우리는 인간은 또다시 두갈래 길 앞에 서게 된다.

공생할 것인가, 파괴할 것인가 하는 자연과의 삶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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