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 인생도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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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타이밍, 인생도 타이밍
  • 굿모닝완도
  • 승인 2022.10.0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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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주연 영화 "시절인연(時節因緣)"
유종필(전 서울시 관악구청장)
유종필(전 관악구청장, 전 국회도서관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관, 서울대 철학과 졸업)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말은 불교의 업설(業說)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네이버). (쉬운 걸 어렵게 말하는 것이 학문이고, 이런 걸 밥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학자요 교수라고, 설명이 더 어렵다.) 시절인연도 쉽게 말하면 사랑이든 뭣이든 타이밍이 맞아야 이뤄진다는 의미. 꽃도 시절을 만나야 피고 열매 맺는 이치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영화 참 볼만하다. 로맨틱 코미디답게 다소 엉뚱하지만 기발하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가의  스토리 전개에 깔끔한 마무리까지, 중국에서의 빅 히트 이유를 알만하다. 

​탕웨이가 이토록 다양한 팔색조의 매력을 가진 배우인지 처음 알았다. 출세작 <색, 계>에서만 해도 어색한 신인티가 나고 최근의 <헤어질 결심>에서도 연기가 단조로운 편인데, 이렇게 자유자재의 연기를 구사하다니 깜놀!

​중국에서 재벌의 아이를 임신한 여주인공 쟈쟈는 혼외 임신이라 출산 허가를 못 받고 출산을 위해 시애틀로 건너온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조산원에 머물면서 중국에 아내를 놔두고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유부남 운전기사와 뜻밖의 사랑에 빠지면서 이런저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생겨난다.

​쟈쟈는 심술궂고 장난기 많은 말괄량이인데 솔직하고 구김살 없고 자유분방 천진난만 엉뚱 발랄한 성격. 여기에 막무가내로 고집 세고 야무지기까지 하다.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까지 빠진 데가 없고, 돈도 시원시원하게 쓰는 그녀를 모두가 버거워한다. 수시로 짜증내고 화내고 토라졌다가 금세 웃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한다. 이런 그녀가 알고 보니 정의감이 강하고 진실하고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캐릭터를 탕웨이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것이 내 눈에는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예쁜 얼굴엔 연기를 담아내기 어렵다는 게 충무로의 속설 내지는 정설. 대표적인 케이스가 1970~80년대 최고 미인 정윤희라고들 한다. 홍콩 스타 성룡도 반했다는 그녀. 어쩌다 열연을 하기라도 하면 '개발에 땀났다'라는 등 칭찬인지 조롱인지 모를 기사가 나기도.

​어떤 영화감독이 쓴 책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전도연이 배우를 하고 싶다고 찾아왔는데, 빼어난 미인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고 크게 실망하는 눈치를 보였다고. 그래서 "얼굴이 너무 예쁘면 다양한 표정을 담을 수 없는데, 당신은 얼굴이 적당히 예쁘니까 표정을 담기에 유리하다"라고 격려성 덕담을 해주었다는 것. 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그녀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로서 '칸의 여왕'에 등극했다.

​늘씬한 키에 사슴처럼 긴 목이 돋보이는 탕웨이는 중국 전통 미인형과는 거리가 있다. 청순미, 세련미가 돋보이고 무엇보다도 관능적 눈빛이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다. 얼굴을 살짝 틀어서 사람을 볼 때  반짝이는 안광(眼光)이 고혹적, 뇌쇄적(惱殺的)이다. 

​이런 미인이 그 예쁜 얼굴에 별의별 다양한 표정을 담아낸 것이 이 영화의 최고 매력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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