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가뭄, 섬 주민들 더 이상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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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가뭄, 섬 주민들 더 이상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해야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04.1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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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전남도의회 경제관광문화위원장, 행정학 박사)
이철 도의원
이철 도의원

최근 모처럼 가뭄 속 100㎜가량의 단비가 내렸다. 그러나 섬 지역의 가뭄이 해갈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역대 최악의 가뭄으로 식수원이 바짝 말라 작년 5월부터 전남의 섬 주민들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기상관측 이래 광주·전남지역에선 2022년 누적강수량 844㎜(평년대비 61%), 2023년 누적강수량 93㎜(평년대비 73%)로 최저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전라남도 모든 지역의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사실 가뭄 문제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의 최근 10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거의 매년(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반복된 가뭄은 농가와 어민 등 지역주민들의 생계, 생활용수와 식수 공급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섬 지역은 지형적인 특성상 하천이 발달하지 않아 용수공급원의 개발이 어려워 안정적인 식수원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가뭄에 취약하고 그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08년부터 22년까지 14년 동안 완도군의 제한급수 횟수는 34회로 섬 지역 중에서도 최다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5월 16일 넙도를 시작으로 보길도·노화도·금일도·소안도 등 완도의 일부 섬들은 1년 가까이 제한급수를 시행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물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완도주민이 1만 3,356명에 이르며 일상생활에 극심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전남도는 그동안 가뭄에 따른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운반급수, 해수담화시설, 관정개발, 병물보급, 비상연계관로 설치에 예산을 투입하였으며 정부에서도 섬 지역의 가뭄대책으로 해수침투 방지 및 생활용수 확보를 위해 지하수 저류댐 설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단기대책에 불과하다. 해수담수화 설비는 완도군에만 15곳이 있으나 가뭄으로 민물과 바닷물이 혼합되어 기수의 취수량도 줄고 있어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어렵다.

또한 지하수의 경우에는 해수침투로 인한 염분 문제가 있다. 지하수를 과잉 채취하게 되면 담수인 지하수체 하부에 있는 해수가 역상승하여 해수가 침투함에 따라 지하수가 염수화될 수 있다. 게다가 지하수의 경우에는 광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식수로 이용할 경우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섬 지역의 고질적인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해저관로를 통해 광역상수도를 설치한다면, 육지의 수원지에서 섬 지역까지 대량의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지하수나 지상수와 같은 지역적인 수원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므로 기후변화나 자연재해 속에서도 효과적으로 섬 지역의 주민들에게 물 공급이 가능하다.

그동안 전남도와 완도군이 노화․보길권역에 해저관로를 통한 광역상수도 공급을 위해 ‘완도군 수도정비계획 변경’을 환경부에 지속 건의한 결과 ’23년 2월 최종 승인되었고,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6년 사업이 완료되면, 가뭄에 취약한 도서지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약산․금일 권역 또한 상수도 공급을 위한 해저관로 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

물은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가뭄으로 인해 섬 지역 주민들의 누적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광역상수도 사업은 하루빨리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섬 가뭄 해결은 지방정부만의 숙제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 과감하게 국비를 투입하여 광역상수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생존에 꼭 필요한 ‘물’ 물 걱정에 더 이상 섬이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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