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혹(蠱惑)이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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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혹(蠱惑)이 이런 걸까?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07.13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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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나무/꼭두서니과/고금도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달포가 넘도록 치자꽃 보러가는 걸 잊었다. 사실 치자꽃은 보는 게 아니고 취한다. 그 향기를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나는 아직 모르겠다. 혹시 고혹(蠱惑)이 이런 걸까? 아침 저녁으로 촉촉이 젖은 대기 속에서 잠입하듯 코로 침투해 삽시간에 폐는 물론 몸 전체를 점령해버리는 그 야만성에 홀려 6월이면 어김없이 완도 남선리를 찾았다. 올해도 남선리 치자는 저만치 고마도를 그리며 만방에 화려한 향을 내뿜을 거다. 이제 치자는 제법 통통하게 초록으로 여물었다. 그 틈에서 늦둥이 하얀 꽃이 여름 태양 아래 피었는데 향기만은 여전하다. 비록 늦게 피는 당신도 그 매력만큼은 여전하겠지. 그런가?

2017년 7월 11일 고금도 가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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