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날씨 가문 탓에 덜 여물었다고. 서숙 모가지 딴 디 다시 봐도 여기 저기 이삭 뵌다. 눈할라 어둡다. 한낮인디도. 회룡리 친구 엄마다. 아부지는 젙에서 낫으로 서숙 비고, 엄마는 칼로 모가지 딴다.
쌀 귀하던 그 시절, 서숙밥 많이도 묵었다. 영영 끊어진 줄 알았던 서숙 농사가 요즘 다시 인기다. 까랍기만 한 서숙밥을 다시 해묵을 리는 없는데 무슨 까닭인지... 잘 팔린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하니 서숙이 헐값 되겄다.
얘기 중에 엄마가 대뜸 내게 대학 나왔냐고 물었다. 그랬다 하니, 당신 자석 대학 못 갤친 것이 후회가 되드란다. 그렇다고 엄마한테 이렇게 말할 수야 없잖은가? "대학 나와봤자 내락 없습디다"
2013년 10월 4일 고금도 회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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