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돌래감서 고리작작 때래야 잘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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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돌래감서 고리작작 때래야 잘 떨어진다"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10.0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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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남선리 바닷가 너른 밭에 오로지 들깨만 심었다. 햇살 따가운데 엄마 혼자 작대기로 그야말로 매타작하고 있다. 다가가서 얘기 나누니 금방 나온다. 읍내 명동순대국밥집 엄마란다. 

내가 완도에 정착한 것이 7년 전 일인데, 그 한두 해 전에 막 국밥집을 개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방이 그 식당에 가까워서 자주 갔다. 그때는 국밥이 2푸로 부족한 듯 했는데 지금은 완죤히 우러난 맛이 지대로다. 손님이 참 많아 점심 시간엔 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국밥에 들어갈 들깨를 이렇게 엄마가 키워서 대는 거다. 그거 참 좋은 시스템이다. 젙에 앉아 나도 매타작을 거들었다. 종일 하기엔 쉬운 일이 아니겄다. 잘 때래야 잘 떨어진다고 몇 번을 말하는 엄마의 웃음이 참 곱다.

매를 아끼면 애를 망치는 법이라 했다. 어린애만 그럴까? 상대가 밉기로 '무조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앞뒤 안 가리고 필사적으로 운동한다. 그렇게 당선된 사람 무수히 봐왔다. 거 있쟎은가, 누구네 황색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었던 과거의 추억들 말이다. 그렇게 당선된 무대뽀들을 얼마나 쪽팔려 했던가?

약간 사정은 다르겠지만, 누구라도 귀엽고 사랑스러울수록 매를 아껴선 안된다.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나온 후보 역시 그럴 거다.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거든 엄마의 말씀대로 고리작작(골고루) 잘 돌래감서(돌려가면서) 때래야(때려야) 한다. 그래야 여물고 실한 알곡이 모이듯 박원순 그가 과거에 키워왔던 바른 뜻을 임기 내내 초지일관 펴나갈 수 있을 거다.

들깨 터는 엄마에게 배우는 귀하디 귀한 훈수다. 귀가 있는 이들은 들을 거다.

2011년 10월 7일 완도 남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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