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을 위한 ‘적극행정 및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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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을 위한 ‘적극행정 및 혁신’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10.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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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철(완도군수)
신우철 완도군수

자연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진에게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자연, 동물 세계에 직접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BBC의 한 제작진은 남극에서 펭귄을 촬영하던 중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강한 폭풍우로 펭귄 무리가 높은 협곡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팽귄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얼어 죽어가기 시작했고, 원칙을 고수하던 제작진은 깊이 갈등했다. 그들은 고민 끝에 펭귄 무리에게 직접 도움을 주지 않고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우회로를 만들어 주자는 의견을 모았고, 결국 우회로를 만들어 펭귄들은 무사히 협곡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위 사례처럼 원칙만을 고수하기보다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처럼 급격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은 행정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공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로 정의되는 ‘적극행정과 혁신’이 바로 그것이다.

오늘날 사회 전반에는 불확실하고 복잡한 일들이 증가함에 따라 해결자로서 행정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시대 변화와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직자에게 기존의 관행과 규제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안하고 적용하는 적극행정과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나아가기 위해 공직자들은 부단히 노력 중이다.

우리 군에서도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군민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혁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적극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올해 상반기 우수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지난해 9월 한 풍력발전사업체가 장수도(사수도) 해역 인근에 풍력 발전 풍황 계측기 설치를 위한 점․사용 신청서를 군에 제출했다. 그런데 군이 인허가 승인을 할 경우 제주도와의 법적 분쟁은 예정 수순이었고 만약 패소 시 군은 해상 경계를 제주도에 내어주게 되고, 허가 철회로 사업자로부터 손해 배상 청구 등 법적 분쟁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담당 부서에서는 적극적인 법 해석과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인허가를 승인했다. 이러한 적극 행위는 향후 권한 쟁의 심판과 각종 해상 경계에 관한 법안 마련 시 군의 행정 권한 행사 내용으로서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다.

둘째, 지난 1년간 완도군 걍우량은 730㎜로 평년 대비 53%에 불과할 만큼 적어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주민들에게 원활한 식수를 공급하고자 담당 부서에서는 여러 차례 회의와 현장 조사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대체 수자원과 시설물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폐광산 지하수를 찾아냈고 주변에 관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였으며, 염분이 발생한 관정에는 해수담수화 설치로 식수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냈다. 또한 기존에 사용했었던 폐쇄된 관을 찾아내서 취수 관로로 활용함으로써 약 13억 원의 예산 절감과 지역 현실에 맞는 용수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었다.

셋째, 26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에서 도서민들은 오직 여객선을 통해서 육지를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여객선이 주간에만 운영되어 불편을 겪고 있는 도서민을 위해 야간 운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담당 부서는 해당 어촌계를 설득하여 항로상 설치된 양식시설물을 철거했으며 등부표 설치 협조를 이끌어내 드디어 열망하던 야간 운항을 시행할 수 있었다.

이렇듯 현장에서 제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애로사항에 대해 군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향후 어떠한 변화가 다가오고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혁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군민이 우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해답을 찾고자 한다면 분명 답이 나올 것이며, 나아가 군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공직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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