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도 올드보이들이 한데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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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도 올드보이들이 한데 모였다
  • 굿모닝완도
  • 승인 2023.11.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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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굿모닝완도 발행인)

 

고금도 올드 보이들이 한반디 모탰다. 지천명의 고비를 오래 전에 넘긴 이들 중년들이 지난 4일 고금국민체육센터 축구장에서 고금 하나FC 오비팀을 창단했다.

50여 명이다. 만만치 않은 숫자다. 최고령은 낼모레 고희를 내다본다고. 그 나이답게 유니폼도 선명한 빨강이다. 촌시럽다. 와이비는 분홍에 청색이 화사한 깔맞춤인걸.

일찍이 70년대 시작했다는 고금도 조기축구의 역사도 이제 얼추 이들 나이만큼 솔찬하다. 한때 두 팀이 과열경쟁도 했으나 이제 ‘하나’가 됐다. 그래서 이름도 고금 하나FC. 이제 ‘노땅’이 된 이들이 오비팀을 따로 창단하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로운 모양이다. 젊은 와이비 회원들도 축하의 자리에 함께했다.

창단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을 포함해서 족히 100여 명 넘는 인파가 축구장에 모였다. 지난 봄 개장 이후 최대로 보인다. 아참, 전남체전 경기가 있었군. 군의원과 면장이 맨앞에 보인다. 번영회장과 전 청년회장, 어촌계단장 등 여럿이 참석했다. 그리고 선량을 꿈꾸는 이들도 인사하느라 무지 바쁘다. 부지런히 진땀 흘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결혼 예복을 100년만에 꺼내 입은 것 같은 초대 신문수 단장은 첨이라 서툴고 떨린다. 그래서 실수를 해도 그 모두가 회원들에겐 즐겁고 고맙다. 축구로 화합을 다지기를 당부하는 축사에 화답하는 박수 소리도 우렁차다. 회원, 내빈, 가족 들 모두가 함께 하는 오찬 땐 웃음 꽃이 활짝 핀다.

경기 중에 다쳐 이제 회복기에 든 회원은 오늘 게임은 쉬어야 한다. 오비 회원들 덕분에 정형외과와 한의원이 먹고산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하다. 그만큼 위험한 축구를 왜 그들은 하는 걸까?

행사 전에 몸을 푼 회원들은 오찬을 마치고 다시 두 편으로 갈라 뛰었다. 예순일곱 최고령 ‘형님’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예순두살 잡순 회원은 오른쪽 날개에서 펄펄 뛴다. 결국 멀티골이 나왔다. 기자가 뽑은 이날의 발롱도르 깜이다.

다음은 오비와 와이비 혼성 경기다. 젊음이 역시 빠르고 강하다. 그러나 그 사이사이 오비의 부드러움과 관록이 번뜩인다.

농번기, 어번기가 겹친 최고로 바쁜 고금도의 요즘. 매주 세 차례 만나 우정과 체력을 다지는 고금하나클럽 오비팀의 행복한 시간들이 오래 지속되길 기원한다. 정형외과 갈 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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