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깡패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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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깡패 같은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11.18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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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전복 나이 한 살을 치패라 하면, 두 살은 중패로 부른다. 치패 크기가 20밀리 정도라면, 중패는 50밀리를 훌쩍 넘는다. 이 그룹에 들지 못하는 째깐한 놈들은 제외된다. 놈들을 부르는 전문용어가 있으니 이름하여 깡패다. 양식만 축내며 밥값 못하는 찌질이들. 우리 인간세상에도 그런 놈들 많지 않던가? 땀 흘리지 않고 남 등쳐먹고 사는 치들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런 깡패 같은 놈" 하면 아마도 큰 치욕이 될 거다.

잘 자라 건강한 두 살배기 중패가 양파 그물에 200 미(마리)씩 담긴다. 선별 뒤 하루 정도 안정하고 그 다음날 트럭에 실린다. 배를 타고 멀리 평일도로 시집간다. 온실 같은 시멘트 수조 안에서만 자라던 놈들은 이제 광활한 바다를 만난다. 매일 거센 파도와 바람과 맞설 거다. 큰 태풍도 이겨내야 한다. 한여름 무더위, 적조와도 싸울 것이고, 겨울 추위에도 살아남아야 한다.

그들만이 겪는 고생은 아니지 않은가? 놈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2013년 11월 13일 고금도 새벽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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