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는 출렁거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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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는 출렁거리지 않았다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11.22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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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강진 대구면과 저짝 신전면은 강진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그 사이에 가우도가 있다. 섬이었던 가우도가 이제 육지다. 다리가 놓인 것이다. 출렁다리가 가우도와 대구면을 우선 연결했다. 그리고 지금 반대짝에 공사가 한창이다. 걸어서 가우도에 들어갔다.

어제는 몹시도 추웠다. 바람할라 무지하게 불어 눈물, 콧물을 쥐어 짰다. 멀리 갯뻘에서는 온몸을 칭칭 감아댄 엄마가 갯것을 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도 출렁다리는 견고했다. 전혀 출렁대지 않았다. 그러면서 왜 출렁다리인가? 가우도 정상에 오르니 거기에도 청자타워를 세우려는지 예정지 표시가 되었다. 잠시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언능 내려왔다. 이렇듯 바벨탑은 어디든 세워진다. 내 안에도 수많은 바벨탑이 있을 거다.

다리로 연결된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거다. 그 사람들이 재미로 가우도 갯가에서 바지락이며 굴을 채취해 갔을 거다. 거기 가우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일터인데. 그래서 그들이 새로 푯말을 붙여놨다. 다리 입구 마을이 저두리다. 그 마을 광어양식장에서 24시간 폭포처럼 하수가 내려오고 그 물길이 출렁다리 옆으로 흐른다. 지중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우도가 명물이 되려면 갈 길이 먼 듯하다. 주변(환경) 정비도 잘 해야겠고 가우도 중앙에 높이 솟을 청자타워도 볼만 하겠지만, 가우도 사람들의 삶과 삶의 터전들이 개발과 관광이라는 이유로 무차별로 파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가우도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스토리의 핵심 아니겠는가? 한번 잃고나면 다시 찾기란 영원히 어려운 법이다.

2011년 11월 20일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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