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면 완도수목원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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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리면 완도수목원으로 가야한다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3.11.26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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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호랑가시나무, 감탕나무과

 

[굿모닝완도=박남수 기자] 완도 이름이 들어간 유일한 식물종이 완도호랑가시나무다.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가 자연교배되어 태어난 종으로 1979년에 첨으로 학계에 보고되었다. 완도호랑가시나무의 종자는 백년 전 쯤에 이미 미국놈들과 일본놈들이 싹 가져가서 자기들 자원으로 등록도 하고 계발도 끝냈을 거다. 그래서 정작 우리가 원하면 비싼 돈 주고 사와야 할 처지다. 어디 식물만 그러겠는가? 문화도, 역사도, 우리의 정신도 이미 다 팔려갔다.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가 자연상태에서 교배가 된 데는 완도라는 지역적 특수성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감탕나무는 대표적인 난대식물이다. 제주, 완도 등 따뜻한 곳에서만 자란다. 반면에 호랑가시나무는 추운데서도 잘 자란다. 둘이 서로 공생하는 경우가 완도라서 가능했고 이 둘 사이에 태어난 놈이 완도호랑가시다. 완도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완도 자연 상태에서 더이상 보기 어렵고 여기 저기 보호되듯 자라고 있다.

우선 완도수목원 교육관 입구에 두 놈이 마주보고 자란다. 지금 빨간 열매가 예쁘다. 완도읍사무소 민원실 앞에 제법 큰 놈이 시멘트 마당에서 뿌리내리고 사느라 고생이 많다. 발육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바로 앞 큰 길가 화단에 자라는 호랑가시나무는 잎과 가지에 붙은 벌레들로 거의 죽을 지경이나 돌보는 이 아무도 없다. 불목리 군외초등학교 불목분교 충무공 동상 뒷편에 키가 4~5미터는 족히 될만한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내가 본 가장 큰놈인 거 같다. 완도군이 중장기 계획을 세워 보급에 앞장서고 완도읍 시내 가로수로 심어도 좋을 듯 싶다.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빨간 완도호랑가시나무 열매가 보고싶다.

이제 곧 흰 눈이 내리면 완도수목원이나 불목분교에 갈 일이다. 거기 완도호랑가시나무가 있기에.

2011년 11월 22일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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